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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경주고 '첫 우승 설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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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전통과 권위의 대통령배가 동향의 맞수 경주고와 대구고를 결승 파트너로 선택했다.

경주고와 대구고는 4일 동대문구장에서 계속된 제3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KTF협찬) 준결승에서 각각 인천고와 순천효천고를 꺾고 대망의 결승에 진출했다.

경주고와 대구고는 모두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1982년 팀을 창단한 경주고는 89년 딱 한번 대회 결승에 올랐으나 부산고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바 있으며, 대구고는 41년 야구부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배 결승에 올랐다.

경주고와 대구고의 결승전은 5일 오후 2시에 벌어진다.

◇경주고 13-8 인천고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승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대접전의 승자는 뒷심이 강한 경주고였다.

8강전에서 중앙고를 상대로 8회초까지 10-12로 뒤지던 경기를 13-12로 뒤집고 준결승에 오른 경주고는 또 한번 '막판 뒤집기'를 선보였다. 6-8로 뒤진 8회초 선두 김무성이 오른쪽 외야를 타고 흐르는 3루타를 때리면서 경주고의 타선에 불이 붙었다.

정광섭이 우전안타로 뒤를 받쳐 7-8로 따라붙은 경주고는 1사 후 인천고 유격수 김순겸의 실책으로 1사 1,3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동점 또는 역전을 노릴 수 있는 찬스였다.

앞서고 있던 인천고는 이 상황에서 경주고 7번타자 조원고를 고의볼넷으로 걸러 만루작전을 폈다. 1점도 주지 않겠다는 강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대량 실점의 빌미를 내줘 역전패를 자초한 패착이었다.

경주고는 1사만루에서 김승권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동점을 만든 뒤 정명현의 2타점 2루타, 전준우의 적시타, 2사 후 김무성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13-8로 달아나 승부를 끝내버렸다.

인천고는 초반 0-6으로 뒤지던 경기를 8-6으로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19안타를 터뜨린 경주고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견디지 못하고 4강에 만족해야 했다.

◇대구고 4-1 순천효천고

집중력과 호수비, 적절한 투수교체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대구고가 고교 최대어 김수화가 버티는 순천효천고의 기세를 꺾었다. 대구고는 전날 완투한 왼손 에이스 권영진을 대신해 선발로 내세운 사이드암 양대원이 7과3분의1이닝을 1실점으로 호투,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양대원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제구력과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완급조절로 효천고 타선을 제압했다.

대구고는 4회말 선두 이명환이 왼쪽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려 기선을 잡았다. 대구고는 1-1 동점을 이룬 6회말에도 선두 이명환이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2사 후 김동호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2-1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대구고는 8회말 1사 후 이명환의 2루타에 이은 윤민현.임성민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추가, 4-1로 앞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대구고 유격수 박영진, 2루수 손기윤은 고비 때마다 효천고 공격의 흐름을 끊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효천고는 4회말 1사 후에 등판한 에이스 김수화가 앞선 경기에서의 누적된 피로 탓에 자신의 구위를 유지하지 못해 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분루를 삼켰다.

이태일.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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