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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O감독관 "「발데스」가 2점 앞서" 재 경기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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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전=이민우 기자】 프로북싱 WBC(세계권투 평의회) 슈퍼플라이급챔피언 김철호(21)가 「라울·발데스」(28· 멕시코· 동급1위)와 시원치 않은 경기로 이례적인 무승부판정이 되어 타이틀을 방어하긴 했으나 재경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4일밤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타이틀매치에서 김철호는 왼손잡이 「발데스」의 스피드에 눌려 시종 고전끝에 무승부로 힘겹게 타이틀을 지켰다.
이로써 19승(9KO) 1패2무를 마크한 김은 박찬영 (전WBC플라이급챔피언)와 같은 타이틀5차방어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의 채점내용은 이탈리아의「폴레티」부심과 멕시코의「비야마」부심이 모두 1백45-1백45로 무승부, 한국의 유완수 부심만이 1백84-1백46으로 김의 우세로 주었을 뿐이다.
그러나 「아트· 루리」감독관 (미국)은 『부심들의 판정에는 이의가 없다. 각자 견해가 다른데다 김의 공격성을 높이 살 수도 있다.
그러나 내 개인 견해로는「발데스」가 2점정도 앞선 것 같다. 따라서 나는 이같은 보고를 WBC에 제출해 재 경기를 갖도록 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또 전호연 매니저도 『무승부 판정이 나왔으므로 도전자측에서 재 경기를 제의해 올 것이 뻔하며 WBC측도 이같이 움직일 것이 틀림없다』고 재경기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인정하면서도 『주심은 클린치가 심한 「발데스」에게 하나의 벌점도 주지 않았으므로 이를 WBC에 보고해 재 경기를 피하는 길을 노력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렇지만 한국권투위원회(KBC) 양정규 회장도 『무승부로 「발데스」는 계속 랭킹1위에 머물 것이 틀림없어 재 경기를 벌여야 할 것 같다. 그러나 KBC는 될 수 있는한 상당한 시간을 갖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데슨 의 「쿠요」매니저(7l)는 『우리는 최소한 7라운드에서 우세하며 김은 아무리 후하게 봐주어도 5라운드정도 이겼을 뿐이다. 우리나라 부심의 무승부판정은 불가사의하다.
WBC에 제소해서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시 경기를 갖도록 하겠다』며 항변했다.
한편 김철호측은 다음 방어상대로 박찬영로부터 타이틀을 뺏어갔었던 일본의 노장「오오꾸마· 쇼오지」(31)를 선정, 오는 9월말께 타이틀매치를 벌인뒤 성공하는 경우 12월말께「라파엘·오로느」 (베네쉘라)와 7차 방어전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려나 이날 무승부판정이 나와 이 계획에 차질이 오고 말았다. 따라서 전 매니저는 우선「오오꾸마」와 방어전을 벌인뒤 이후「발데스」측의 도전을 받아주되 서울에서 다시 대결을 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WBC규정에는 챔피언들의 즉각적인 리턴매치는 인정하지 않으나 재경기의 경우는 이에 준하지 않고 있다.
1만여 관중이 운집한 이날 경기에서 챔피언 김은 스피드가 뛰어난 「발데스」에 고전, 6회까지 명중타를 날리지 못하고 허덕였다. 김은 7회부터 접근전을 펼쳤으나 예리한 카운터볼로로 응수하며 교묘하게 클린치하는 「발데스」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말려 크게 우세를 보이지는 못했다.
김은 「와따나베·지로」와의 1차 방어전에서 고전한 후 또다시 왼손잡이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은 『「발데스」가 강자는 아니지만 까다로운 상대여서 가장 힘든 경기를 벌였다. 특히 스피드가 좋고 왼손잡이에다 방어위주여서 고전했다』고 솔직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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