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숨길 것까지 모두 알려라 발가벗은 기업만이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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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투명경영
돈 탭스콧·데이비드 티콜 지음
김병두·이진우 옮김
김영사, 552쪽 1만9900원

1982년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은 커다란 위기에 처했다. 자사 진통제인 타이레놀을 복용한 사람이 여덟 명이나 숨지는 사태가 발생한 것. 당장 주가가 18%나 하락했다. 회사 측은 신속하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떨어졌던 주가도 곧 회복됐다. 정직의 힘이다.

세계적 스포츠업체인 나이키. 1980~90년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지탄을 받았다. 특히 해외 하청업체들의 상태가 심각했다. 나이키는 대책을 마련했다. 하청업체들의 아동 고용을 전면 금지했고, 최소임금제도 적극 도입했다. 기업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회사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간의 원제는 '발가벗은 회사( The Naked Corporation)'다. '알릴 것은 알리고, 숨길 것은 숨긴다'는 게 종전의 경영원칙이었다면 앞으로 잘난 것, 못난 것 모두를 공개하는 '투명성'이 경영의 요체로 떠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정보화 사회, 모든 경제주체가 거미줄처럼 연결된 네트워크 사회의 필연적 결과라는 것. 개인의 사생활도 일일이 노출되는 시대, 기업에서도 비밀은 자기 발목을 잡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년간 변해온 세계 경제현장과 21세기에 요구되는 기업상을 치밀하게 분석.제시한 노고가 눈에 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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