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아이디어로 500억대 수익 ‘쿼키’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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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양봉환
중소기업
기술정보진흥원장

구부러지는 멀티탭, 물건 분류를 쉽게 해주는 고리 달린 고무줄, 케이블 선 정리기….

 사소하지만 생활의 편리함을 높여주는 이 제품들은 미국의 ‘쿼키(Quirky)’라는 스타트업을 통해 탄생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아이디어도 기발하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상품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이다. 누군가 홈페이지에 아이디어를 게시하면 회원이 이를 평가하고, 좋은 평가를 받은 아이디어는 사업화로 이어진다. 생산된 제품은 전 세계에 판매된다. 이 과정에서 쿼키의 역할은 ‘아이디어 사업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디어 공유 플랫폼을 통해 이 회사는 전세계 6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300개 이상의 제품을 출시해 5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산업에서 쿼키와 같은 자원공유 플랫폼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주거공간을 공유해 숙박공간을 만들어낸 에어비앤비(AirBnB),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차를 공유하는 집카(Zipcar), 우버(Uber) 등이 대표적인 예다.

  플랫폼은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공유해 활용도를 높이고, 비용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창조 경제의 사업모델로도 각광받고 있다. 특히 법률·회계 등 기업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요소를 모두 운영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게는 핵심 역량 집중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도 경영혁신 플랫폼(www.smplatform.go.kr)을 통해 중소기업이 서버 및 네트워크 등 정보 자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플랫폼 공유를 통한 스타트업(초기 창업 기업)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역량 있는 소기업의 육성을 위해 기업이 보유자원을 핵심 사업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갖추기 어려운 정보화 기반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경영혁신 플랫폼과 같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해 정보 자원을 공유하면 저비용, 고효율의 지원이 가능하다.

양봉환 중소기업 기술정보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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