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과 김혜자는 왜 MBC만 출연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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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최진실의 브라운관 복귀로 눈길을 모았던 KBS 드라마 출연이 MBC측의 계약 준수 촉구로 불투명해졌다. 1964년 TBC(동양방송)가 스타 연기자, 코미디언, 가수들을 대상으로 계약금을 지급하고 자사 방송에만 출연시키는 전속제를 실시한 이래 KBS와 MBC가 뒤따라 연예인들에 대해 전속제를 실시했다. 전속제는 특정 연기자가 특정 방송사만을 출연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래서 KBS와 계약한 연기자는 KBS의 드라마에만 출연하고 MBC 연기자는 MBC 드라마만 출연했다. 전속제로 ‘KBS, MBC 출신 연기자’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SBS가 1992년 등장하면서 전속제는 폐지됐다. SBS가 거액의 출연료를 제시하며 물량 공세를 펼쳐 MBC와 KBS 연기자들을 빼오면서 한때 전속제를 둘러싼 논란과 법정 소송이 이어졌으나 전속제 폐지는 대세의 흐름이어서 방송사 전속제는 1992년말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연기자들은 방송 3사를 넘나들며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그렇다면 최진실은 왜 이번 KBS의 드라마 출연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전속제 폐지 이후 방송사들은 계약금을 미리주고 특정 연기자와 방송 출연횟수를 계약한다. 계약 횟수를 채우면 다른 방송사의 드라마를 자유롭게 출연할 수 있다. 한마디로 특정 연기자에 대한 입도선매 형식으로 일정액의 돈을 먼저 주고 출연 계약을 하는 것이다. 최진실은 MBC와 40여회의 출연 계약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번 KBS 드라마 출연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MBC가 양해를 해주지 않으면 최진실의 KBS드라마 출연은 원천봉쇄 된다. 그런데 모든 연기자들이 방송 3사를 넘나들며 드라마를 자유스럽게 출연하는 것일까. 딱 두사람의 스타 중견 연기자만 예외다. 최불암과 김혜자다. 이 두사람은 MBC만 출연한다. 지난해 SBS창사 특집극 ‘홍소장의 가을’은 김수현작가와 SBS의 요청으로 MBC의 양해하에 최불암과 김수현이 출연한 것으로 매우 예외적인 것이다. 최불암과 김혜자는 원칙적으로 MBC에만 출연하게 돼 있다. 이것은 MBC가 1969년 등장하면서 MBC에 둥지를 튼 두 연기자는 그동안 ‘전원일기’ ‘수사반장’ 등 MBC의 대표적인 드라마의 얼굴로 나섰다. 그리고 수많은 인기 드라마의 주연으로 나서 MBC 위상 격상에 많은 기여를 했다. MBC는 이점을 높이 평가해 출연료외에 상징적 전속금을 줘 두 스타 연기자는 MBC에만 출연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두사람의 중견 스타는 MBC 드라마의 산역사이기도 하다.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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