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한국 사회 모습은 …] '솔루션 비즈니스' 바람 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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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2015년 7월 14일 회사원 김한국(30.가명)씨는 아버지가 됐다. 김씨 가족 구성원은 3명이다. 아이를 한 명만 낳았음에도 한국 가족의 평균치(2.8명)를 넘어섰다. 2000년만 해도 가족 수는 평균 3.1명이었다. '핵가족'이 또다시 핵분열을 일으킨 셈이다. 김씨 주변에 혼자 사는 싱글족과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DINK)족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10년 전에는 대졸자 구직난 때문에 청년실업이 골칫거리였지만 이제는 옛날 얘기다. 요즘 신문에서는 고령자 일자리 창출과 고령 근로자의 고용안정이 주요 기사로 취급되고 있다.

2008년께부터 노인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았고, 내년이면 한국도 본격적으로 고령사회(노인 비율 14% 이상)에 들어선다.

여성의 정.재계 진출이 늘면서 사회적 영향력도 덩달아 커진다. 'Ms. 스트롱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정당이나 기업이 예전만큼 힘을 과시하지 못한다. 권력의 중심이 시민단체(NGO)와 소비자 등 비제도권으로 점차 이동한다. 과거 산업화 세대와 386 세대의 갈등에 김씨와 같은 포스트386 세대가 하나 더 추가돼 세대 간 갈등은 더 심화된다. 소득 격차도 더 벌어진다. 중간층이 엷어졌기 때문에 기업이 과거처럼 어중간하게 평균적인 소비자를 염두에 두고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매스티지(대중적인 명품)와 같은 중고가 제품과 함께 저가 생필품의 소비도 늘어났다. 기업 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산업 간 및 산업 내 융합 현상으로 신제품과 신시장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인간과 정보기술(IT)의 융합으로 인간의 지적.물리적 노동을 덜어주거나 대체하는 인공 장기.인공지능 로봇 등의 기기를 양산하는 단계에 도달한다. 과거처럼 제품과 서비스만 달랑 파는 게 아니라 이를 결합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솔루션 비즈니스가 대세를 이룬다. 중대형 컴퓨터를 만들던 IBM이 비즈니스 컨설팅으로, 의약품 물류를 하던 카디널 헬스가 병원의 재고 및 의료관리업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처럼 개별 고객 중심의 솔루션 사업이 자리잡는다. 이상은 LG경제연구원이 13일 오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LG경영인포럼 조찬 모임에서 발표한 '2015년 한국 사회의 모습과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보고서를 가상으로 꾸며본 것이다.

주제 발표자인 김영민 상무는 "10년 후 한국은 혼돈과 무질서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정립해 나아가는 변환기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산업구조와 새로운 경쟁 법칙이 생기는 만큼 기업에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한림대 전상인(사회학) 교수는 "10년 뒤에는 포스트386 세대들이 현재의 주류인 386 세대를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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