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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복귀하는 북한] 미국 전문가 시각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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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일제히 놀라움과 환영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핵 사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스콧 스나이더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미국은 그동안 6자회담이 열리기 전까지는 북한과 어떤 형식의 양자회담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직접 만난 것은 양자회담도 가능하다는 유연성을 보여준 것이다. 미국의 이 같은 태도 변화가 회담에 참가할 수 있는 명분을 북한에 제공한 측면이 있다.

이번 발표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만나 7월 중 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을 암시했고, 결국 그대로 됐기 때문이다. 회담의 성공 여부는 많은 부분 북한에 달려있다. 마음만 먹으면 북한이 핵시설을 해체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숨기려 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이 시작될 것이다.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교수=부시 2기 행정부는 1기 때와 비교해 두 가지가 달라졌다. 1기 때는 북핵 문제를 중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2기 들어서는 초미의 과제가 됐다. 1기 때의 북핵 협상 책임자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는 부시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들로부터 온갖 견제를 받았다. 반면 현재의 힐 차관보는 폭넓은 재량권을 갖고 있다. 회담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다.

▶발비나 황 헤리티지재단 연구원=북한이 쉽사리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북한이 6자회담에서는 유화적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핵문제에 대해 양보하지 않을 경우 한국과 미국 정부의 갈등이 심화할 수도 있다. 일본은 어떤 경우든 미국 편에 설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반면 북한이 정말로 협상을 통해 핵을 포기하려 한다면 부시 행정부 내 강온파 대결로 미국의 입장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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