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그리기 쉽고 돈벌이도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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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숙한 듯 하면서도 친근감을 풍기는 민화가 취미거리로는 물론 부업으로서의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민화연구소를 통해 전통 민화양식을 익혀 재생산 해낸 모사 민화가 바로 그것이다.
민화연구소가 문을 연 것은 작년6월. 지금까지 30여명이 배출됐으며 현재 약30명이 민화제작 실기지도를 받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들 모두가 여성이라는 것. 그 중에서도 70%가 주부 층이어서 민화에 대한 주부들의 인기를 한눈에 가능케 한다.
실기를 지도하는 정수희씨는『미술에 소질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어 중도탈락자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기초과정은 3개월 코스. 하루3시간씩 주2회 지도를 받는다.
사진 복사한 민화원본을 보고 그것을 확대하여 스케치한 다음 채색을 하는 비교적 간단한 과정이다.
까치 호랑이-화조도-동자도의 순으로 그려나가는데 처음에는 켄트지에, 차차 익숙해지면서 노방-장지를 사용한다.
처음에는 붓으로 그냥 칠하다 1개월이 지나면 점화 기법(점과 선을 이용해서 그리는 기법)으로 채색을 하게되는데 이 과정이 약간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초과정이 끝나면 고급과정으로 넘어가게 된다. 여기서는 화조도·십장생도롤 중심으로 가리개·병풍 등 큰 작품을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배운지 3개월이 된다는 육계순씨(40·주부·서울 강남구 반포동)는 미술에 취미가 있어 시작했다면서 집에서 살림만 하다 나오니 기분도 좋고 여유도 가질 수 있어 집안 일도 능률적이 돼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4개월째로 가리개를 스케치하고 있다는 오민재씨(40·주부·서울 성북구 삼양동)는 완성된 액자를 가지고 가니 아빠와 아이들이 숨은 솜씨에 무척 놀라더라면서 열심히 계속해서 부업으로도 살려나갈 생각임을 밝혔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시장 진출은 못하고 있지만 간간이 주문이 들어오는 실정인데 액자는 6만원, 가리개는 20만원, 병풍은 60만∼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씨는 앞으로 민화의 이해를 돕고 보급을 넓히기 위해 수강생들의 작품 발표전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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