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팝니다" 인터넷 물품사기 20대 남성 구속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에 허위 판매 글을 올린 뒤 물품 대금만 받아챙긴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 고가의 악기나 음향기기를 판매할 것처럼 속여 1년 6개월간 59회에 걸쳐 5500만원 상당을 가로챈 심모(28)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심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포털사이트 악기거래 게시판과 음향기기 전문 거래사이트 등을 돌아다니며 “전자피아노 팝니다” 등 악기를 판다는 글을 다수 올렸다. 이 글을 보고 연락한 사람들에게 ”230만원을 보내면 전자피아노를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속여 계좌로 돈을 받은 뒤 잠적하는 수법을 썼다. 경찰조사 결과 심씨는 판매자 명의와 제품 등을 수시로 바꾸고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환불을 해주는 방법으로 의심을 피하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씨로부터 피해를 본 이들은 10대 중고생부터 40대 아마추어 음악가까지 다양했다.

경찰은 "심씨는 약 10년간 인터넷 사기 행각과 구속·실형을 반복한 ‘인터넷 물품사기 상습범’이었다"고 밝혔다. 사기 전과 19범인 심씨는 2006년과 2010년에도 인터넷에 중고 오토바이를 판매하겠다고 속이고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각각 2년 6개월과 2년의 실형선고를 받았다. 지난달 30일 심씨가 검거됐을 당시에도 이미 물품사기로 경찰 등 수사기관에 18건의 수배가 되어 있었던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사기범행은 소수 상습범에 의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인터넷 물품거래시 선입금을 피하고, 판매자와 계좌명이 다를 경우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버경찰청(www.police.go.kr), 더치트(thecheat.co.kr)나 중고나라 ‘사기 피해’ 게시판에서 연락처, 이름, 계좌번호 등을 거래 전에 검색해보면 사기 범행에 관련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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