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톡! 인터뷰]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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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쓸개 빠진 놈 됐어요."

MBC '코미디하우스'의 '삼자토론'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는 개그맨 김학도(33)가 엉뚱한 얘기를 했다. 장난이 아니다. 지난달 초 종양이 생긴 쓸개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한 데다 수술도 성공적이어서 활동에 지장은 없지만 당분간 술과 담배, 고기 등을 멀리해야 한단다.

그래서 지난 30일 '코미디하우스'(연출 박현석)팀이 녹화를 마치고 회식하는 자리에서 만난 그는 고기에 영 젓가락을 대지 못했다. 선배 최양락이 옆에서 "코미디언으론 최고 조건이 된 거죠"라고 하자 심각하던 표정에 비로소 웃음이 번진다.

사실 이런 시련 쯤이야. 그는 요즘 데뷔 10년 만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행복한 사나이다.

지난 대선 때 열린 TV 후보토론회를 패러디한 이 코너에 배칠수.박명수와 함께 출연 중인 그는 권영길 후보를 흉내낸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솔직히 지난 대선 때는 기호 2번을 찍었어요. 하지만 이 코너를 통해 권 후보와 여러번 만나면서 술자리에서 러브샷을 할 만큼 가까와졌죠. 조만간 직접 출연해 제 지지연설을 해주시기로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네요."(웃음)

'그것이 알고 싶다'의 문성근 흉내 등 원래 성대모사가 특기인 그는 배칠수와는 지난해 4월부터 SBS 라디오 '김학도.배칠수의 와와쇼'를 통해 호흡을 맞춰왔다. 그러던 차에 또 MBC 개그맨 공채 4기 동기인 박명수의 제의로 이 코너를 시작했다고.

처음엔 별 특징이 없어 보이는 권 후보 역에 대해 다들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는 입술을 적셔가며 국민에게 애걸하는 듯한 권 후보의 말투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오히려 '삼자토론'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떠올랐다. 얼마 전엔 민노당 홍보대사에 위촉되기도 했다.

한편 '코미디하우스'는 3일부터 골든타임대인 오후 7시로 옮겨 방송된다. 'No 브레인 서바이버''배칠수의 1인 극장' 등 새로운 코너들도 선보인다.

'삼자토론' 역시 배칠수가 노 대통령 대신 정몽준 후보를 연상시키는 '몽'으로 등장해 국정원장 인사 청문회 건을 패러디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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