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물 팔아 1년 25억원 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대전시가 수돗물 장사로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23년까지 30년 조건으로 충남 계룡시에 하루 7만5000t의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물값은 매년 14억원이다. 94년부터 올해까지 거둬들인 수익만 294억원이다.

 대전과 인접한 세종시도 대전의 수돗물을 가져다 쓴다. 하루 6만t씩의 물값으로 매년 11억여원을 지불한다. 세종시는 광역자치단체가 된 뒤 인구가 급증하자 대전시에 공급량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대전시가 계룡시와 세종시에 수돗물을 팔아 벌어들이는 돈은 매년 25억원에 달한다.

 대전시가 두 자치단체에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은 풍부한 생산량 때문이다.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운영하는 4개 정수장에서는 하루 135만t의 수돗물을 생산한다. 대전시민 150여만 명이 쓰고도 절반 넘게 남는다. 대전시는 대청댐에서 원수를 가져다 수돗물을 만든다. 원수 가격은 1t당 7.34원 . 충북 청주시와 수자원공사가 각각 1t당 50.3원에 공급받는 것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대전시는 대청댐 건설 당시 건설비를 부담해 8.93%의 지분을 갖고 있다. 회사로 치면 대주주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광역시 중 가장 저렴한 가격에 원수를 구입한다. 대전시에서 수돗물을 가져다 쓰는 계룡시와 세종시도 이득이다. 20만t 규모의 정수장을 지으려면 1000억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가는데 이 돈이면 대전시의 물을 수십 년을 쓰고도 남는다.

 대전시는 남는 수돗물을 이츠 수(水)라는 브랜드로 페트병에 담아 행사장 등에 무료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해 135만병에 이어 올해는 150만병을 생산할 예정이다.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 김근호 마케팅과장은 “우리는 남는 수돗물을 팔고 다른 지자체는 투자 비용을 줄이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