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산 관리 안 하면 대기업 임원 출신도 노후 비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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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도기권 이사장

“대기업 임원까지 하다가 55세에 은퇴했는데도 말년에 비참하게 사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 회사에 다니는 동안 적극적으로 가정경제를 관리하지 않은 탓이다.”

 도기권(57) 행복가정경제연구소(www.happyadvisor.co.kr) 이사장은 3일 “많은 사람이 준비하지 않고 100세 시대를 맞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도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중산층에게도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겠다며 이 연구소를 세웠다. 그는 “부자는 금융회사 프라이빗뱅커(PB)로부터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연봉 3000만원대 이상의 중산층은 정작 자산관리가 가장 필요한 데도 이런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 관리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기업·군부대·공공기관 등을 찾아 다니며 가정경제 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저성장·저금리 시대에는 위험성이 큰 주식·부동산에 대한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 등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왜 가정경제 자문회사를 설립했나.

 “저금리 기조, 부동산 침체, 기대 수명 연장으로 가정경제를 관리하지 않으면 소득이 비교적 많아도 노후 자금을 효과적으로 마련하기 어렵게 됐다. 그런데 한국인은 너무 가정 경제에 무관심하다. 대통령도 아니면서 한국 경제를 고민하는 데 하루 10분은 쓰고, 사장도 아니면서 회사 경제를 계획하는 데 1년에 한 달은 쓰면서, 왜 정작 자신의 가정경제를 위해서 하루에 5분이라도 고민해 보지 않는가.”

 - 한국인이 가정경제를 관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인생의 초반 30년은 배우는데, 중반 30년은 직장 생활을 하는데, 후반 30년은 은퇴 후 자신을 위해 보낸다. 그런데 20대 중반~30대 초반에는 직장에 들어가서 회사 생활하기 바쁘게 보낸다. 또 중년이 되면 자녀 교육에 돈을 다 써버린다. 그러니 노후에는 경제적으로 불안해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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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경제를 관리하면 뭐가 달라지나.

 “평생 가정 경제를 관리하면 각자의 상황과 목표에 맞게 돈을 체계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돈 걱정 없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길이 열린다.”

 - 가정경제 관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부부가 함께 가정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시작이다. 자녀도 이 대화에 참여시켜야 한다. 그래야 온 가족이 함께 인생 주기에 따른 가정 경제 목표와 계획을 정할 수 있 다.”

 - 자녀를 가정 경제 관리에 참여시켜야 하는 이유는 뭔가.

 “한국 가정은 키울 때뿐만 아니라 커서도 자녀에게 돈을 너무 많이 쓴다. 이제는 자녀가 커도 부모를 봉양할 여력이 없는 시대가 됐다. 그러니 자녀와 함께 각자의 상황에 대해 얘기하는 게 좋다. 자녀를 위한 교육, 결혼 준비에 무리하게 돈을 쓰면 안 된다. 부모가 경제적 자유를 유지하는 것이 진정 자녀를 위하는 것이다. 가정교육을 통해 자녀에게는 돈을 쓰는 것보다 절약하고 관리하는 걸 몸에 배게 해야 한다.”

 - 어떻게 운영하나.

 “대기업 등에 가정경제 교육을 하면 강의를 들은 사람 가운데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겠다는 신청자가 50~70%에 달한다. 이들에게 키움에셋플래너의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연결해준다.”

 - 사실 중산층은 투자할 자금도 많지 않은데다 자문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있지 않은가.

 “자문 수수료는 1년간 무료다. 보통 가정의 경우 1년간 조언 받으면 가정경제 관리하는 법을 배워서 스스로 계획을 짤 수도 있다. 또 여기서 더 나아가 오랜 기간 자문을 원하면 연소득의 0.5%를 1년간 받는다. 연소득이 5000만원인 사람인 경우 연 자문료가 25만원 정도인 셈이다. ”

김창규 기자

 
◆도기권 이사장=1957년 대구생, 83년 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85년 미국 듀크대 MBA(경영학석사), 90년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영업 담당 이사, 99년 쌍용투자증권 (현 신한금융투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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