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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었다" 런던 축제 한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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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트라펄가 광장에 모여 있던 런던시민들이 6일 올림픽 개최도시 확정 소식 직후 축하 색종이가 흩날리는 가운데 깃발을 흔들며 열광하고 있다. [런던 AP=연합]

▶ 파리의 패배가 확정된 뒤 한 프랑스 여성이 얼굴을 감싸고 흐느끼고 있다. [라 로쉘르(프랑스) AP=연합]

네 표 차 승부에 런던은 환호, 파리는 침묵에 빠졌다. 6일 밤(이하 한국시간) 싱가포르 IOC 총회에서 런던이 2012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자 트래펄가 광장을 가득 메운 런던시민들은 국기를 흔들며 열광했다. 투표 직전까지 파리의 '근소 우세'가 점쳐진 터라 이들의 기쁨은 더 컸다. 오색 색종이가 광장을 덮었고, 시민들은 "우리는 이겼다"등을 외치며 밤 늦게까지 광장에 남아 축하공연을 즐기거나 술을 마시며 기쁨을 만끽했다. 트래펄가 광장은 영국이 나폴레옹의 프랑스와 스페인 연합군을 무찌른 트래펄가 해전을 기념해 만든 광장이다.

반면 파리시청 앞 광장을 가득 채운 채 '승리'를 낙관했던 수천의 파리 시민들은 20년 새 세 번째 맛보는 탈락 충격에 입을 열지 못했다. 파리는 1992년.2008년 올림픽 후보도시로도 도전했다가 좌절한 바 있다. 5개 경합도시 중 모스크바.뉴욕.마드리드가 차례로 탈락할 때마다 일제히 "파리! 파리!"를 외치던 이들은 최종 발표에서 런던에 밀리고, 발표 직후 빗방울까지 떨어지자 침울한 표정으로 광장을 떠났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런던"이라고 발표하는 순간, 총회장과 미디어 센터는 환호와 괴성이 뒤섞였다.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은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피하지 않고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오늘밤을 큰 코냑과 함께 즐기겠다."그는 "젊은 영국을 강조했던 설명회가 IOC 위원들의 호감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승리를 낙관하고 어깨동무를 한 채 발표를 기다리던 프랑스 측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프랑스 쪽에 몰려있던 카메라 기자들은 황급히 런던 쪽으로 몸을 돌렸다. 일부 프랑스 관계자들은 눈물을 보이며 총회장을 빠져나왔다.

○…세 번째로 탈락이 확정되자 마드리드 시민들은 욕설과 야유를 했다. 마리드리 시의회 의장인 콘세시온 단카우사는 "실망이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의 최고 도시들과 훌륭히 경쟁을 치렀다"고 말했다. 뉴욕시민들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듯 탈락 소식에 동요하지 않았고 "런던의 개최를 축하한다"는 반응이었다. 가장 먼저 탈락한 모스크바는 광장에 모여있던 시민들에게 탈락소식을 곧바로 전하지 않다가 런던 확정 후에야 이 소식을 알렸다.

○…마드리드를 지지했던 후안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피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뉴욕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가"라고 묻는 미국 기자에게 "한번 더 뛰어들라(bid once again)"고만 답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런던에 멋진 결과"라고 말했다.

○…투표에 앞서 투표권자인 IOC위원들을 상대로 5개 후보도시의 마지막 설명회가 있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가 1924년 파리 올림픽 이후 100년 가까이 세계 스포츠인을 기다려 왔다"고 호소했다. 뉴욕은 매직 존슨(농구).세레나 윌리엄스(테니스) 등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한 홍보 비디오를 상영했다. 모스크바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어로 비디오 연설을 해 눈길을 끌었다.

싱가포르=강혜란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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