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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미부통령의 방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한국을 공식방문하기 위해 25일 서울에 온 「부시」부통령은 착한성명에서 『양국간 수교의 시발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다짐하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먼저 「부시」부통령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하면서, 2박3일에 걸친 그의 체한중 우리측 지도자들과의 대화가 두 나라의 우호관계를 한층 돈독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오는 5월22일로 수교 1백주년을 맞는 현시점에서 한미간의 우호관계는 어느 때보다 두텁다. 작년 2월 전두환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70년대 말에 있었던 두 나라 사이의 불편한 관계는 말끔히 가시고, 지난번 서울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는 양국의 동맹관계가 어느 때보다 공고함을 재확인해 주었다.
따라서 「부시」부통령의 방한은 두 나라간의 『긴밀하고 변치 않는 우정을 다짐한다』는 상징적인데 더 뜻이 있지 당장 해결을 보거나 이견을 좁힐 현안문제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한미간의 본격적인 관계는 45년 미군이 해방군으로서 서울에 진거하면서 시작되었다. 미국은 한국의 독립을 위해 일련의 국제회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북괴남침 때는 즉각 참전, 같이 피를 흘리면서 우리의 생존을 보존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공산침략군을 격퇴하기 위해 어깨를 나란히 해서 싸운 한미 두나라의 관계는 그 후 월남전선으로 이어져 『대등한 혈맹』으로서의 관계가 정립되었다. 70년대 말에 두 나라 사이에는 약간의 불협화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양국간의 우호관계를 해칠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한미관계는 80년대 들어 확실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리 나라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고 미국에서 「레이건」공화당정권이 들어서는 때를 전기로 두 나라정상은 워싱턴회담을 통해 보다 높은 차원의 우호협력을 다졌다.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과 한국교회사회선교협의회의 「청명」사건이 일어난 것은 물론 없었던 것만은 같지 못하지만 두 나라의 우의라는 큰 테두리에서 보면 근본은 흔들림이 없다.
「부시」부통령은 21일 백악관회견에서 수교 1백주년을 맞는 한미우호에 만족을 표하면서 방화사건과 청명파동에도 불구하고 『한국민의 일반적 분위기는 반미와는 반대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사태를 올바로 파악한 것으로 평가한다.
미국의 부통령이란 직위는 실질적인 권한보다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것은 사실이지만, 하원의원, 주북경연락사무소장, CIA국장, 유엔대사 등을 역임한 그의 화려한 경륜이나 국제정세에 관한 그의 초월한 식견에 비추어 장차 「부시」부통령의 국제정치무대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문제에 대해 조예가 깊고 그의 한반도관은 본질적으로 우리와 이해를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공격적입장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는 그는 북한의 군비증강에 대응해서 한국의 방위태세가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는 뜻을 표명한 바 있다.
「부시」부통령은 아시아 5개국순방에 이어 북경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기될 「한반도문제」에 관해 그의 견해가 우리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은 마음 든든한 일이다.
거듭 「부시」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면서 1백주년을 맞는 한미관계가 더욱 긴밀해져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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