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학력 서울보다 지방 도시가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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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고교생들의 평균학력이 학교별로 심한 격차를 보이는 가운데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서울보다는 부산·인천 등 대도시와 중소도시학생들의 학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 공립보다는 사립, 여학생보다는 남학생, 남녀공학보다는 남녀별도학교의 성적이 크게 앞서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교육개발원(KEDI·원장 홍웅선)이 최근 문교부의 용역으로 전국의 중·고교 각 85개교를 표본추출, 학생2만4백명을 대상으로 수학학력고사를 실시하고 이들 학교교장 1백70명과 교사 3천4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마련한 「교육격차관련요인」이란 연구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지역별>
중·고교의 지역간 학력격차는 학력수 이 가장 높은 대도시(부산·인천)와 농촌간에 1백점 만점을 기준, 중학 13점, 고교 22점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중학생의 평균 성적은 대도시가 52.42점, 도시50.22점, 서울48점, 농촌 39.24점의 순이었고, 고교도 같은 순서로 나타났다. 학교간 격차는 중학교의 경우 대도시가, 고교는 농촌이 아주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립별>
사립중학의 평균점수는 49.56점 (1백점 기준)으로 공립의 42.98점보다 평균6점 이상이 높고, 고교도 마찬가지여서 사립이 56.66점인데 비해 공립은 52.l2점으로 평균 4.54점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고교의 경우 공립은 특히 학교 차가 심해 학교간에 평균 15점 이상의 학력 차를 보이는 등(사립은 9점)오히려 공립에서 학력은 물론 평준화 달성도 뒤떨어지고 있다.

<남녀별>
남학교-여학교-공학의 순서로 평균학력이 높고 상급학교로 갈수록 남학교의 학력이 여학교보다 큰 폭으로 높아진다. 중학교의 경우 남학교가 48.96점, 여학교가 48.1점으로 남녀학교간에 큰 차이가 없으나 고교에서는 59.32점과 54.48점으로 5점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녀공학에서는 중·고교 각각 38.86점, 40.42점으로 남학교보다는 약10점 정도 뒤떨어지고 있다.

<해설>서울지역 학력 낮아진 건「저질 평준화」됐기 때문
학력의 이 같은 격차는 학교별 학습풍토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학습풍토는 교장이 느끼는 학부모의 기대와 교장의 영향력, 학생의 대학진학에 대한 교사의 기대, 그리고 학생의 교사에 대한 신뢰도 등 복합요인으로 구성된다.
서울지역과 공립이 타 지역과 사립에 비해 학력이 낮은 것은 80년의 과외금지조치 이후 학생들의 학력은 학교교육에 대부분 의존하게됐고, 사립교원의 성적향상에 대한 관심이 공립보다는 훨씬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학교의 학습풍토는 사립이 공립보다 높고 대도시가 서울보다 훨씬 높으며 농촌이 가장 낮다.
특히 서울지역이 나머지 대도시나 도시학교에 비해 평균성적이 뒤떨어진 것은 과외금지조치로 교내보충수업 등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제재 등으로 학생들의 학력이 저질 평준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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