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목] '영국'에 맞은 농심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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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국내 증시의 '귀족주' 중 하나인 농심이 영국의 수입금지 암초를 만나 뒤뚱하고 있다. 농심 주가는 5일 전날보다 1500원(0.5%) 내린 30만원에 마감했다. 장 중 한때 29만6500원까지 급락, 30만원선이 잠깐 깨지기도 했다.

발단은 영국 식품기준청(FSA)이 농심의 라면.스넥 등 주요 제품 20종의 원료에 방사선 처리를 하고도 제품에 표기하지 않았다며 수입 및 판매금지 명령을 내리면서다. 농심은 4일 제품에 대한 방사선 처리 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한편 신문 광고 등을 통해 해명하고 나섰다. 시장에서는 일단 영국의 수입 금지 조치가 회사 실적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지현 애널리스트는 5일 "농심이 방사선 처리를 부인하고 있는데다 영국에 대한 수출 규모가 농심 전체 매출액의 0.1% 수준에 불과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의 수익성과 안정성에 대한 평가도 높다. 우리투자증권 황호성 연구위원은 "농심은 높은 시장점유율과 함께 가격 결정력을 두루 갖췄다"며 "국내 시장의 성장률은 둔화되겠지만 미국.중국 등 해외진출도 활발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크레디리요네증권도 이날 KT&G와 함께 농심을 아시아 유망 소비주로 선정했다. 그러나 농심 주가가 최근 1~2년 사이에 워낙 많이 올라 당분간 추가 상승은 힘겨울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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