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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션의 조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기술개발」은 오늘의 국가목표로 등장하고 있다. 제15회 「과학의 날」(21일)을 맞는 시점에서 다시 현조되어야할 것도 「기술개발」임에 틀림없다.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우리정부도 올해부터 대통령주재아래 기술진흥확대회의를 두고 적극적인 기술드라이브정책을 필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의 정책방향이 설정되었다고하나 거기엔 타개해야할 장애와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깨달아야한다.
대금과 인력과 시설등 모든 분야에서 「기술개발」의 능력이 아직 요수하다는 비관적인 주장조차 나오고있다.
어제 발표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자금조달, 연구원확보난, 연구용기자재확보난, 신기술정보획득난등이 주요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저적되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과학기술선진국을 지양하고있는 우리의 실정이 얼마나 빈약한 것인가를 쉽게 깨달을 수가있다.
우리의 연구개발비는 79년 1천7백66억원, 80년에 2천1백17억원인데 비해 미국은 80년 6백4억달러(42조2천8백억원), 일본은 2백억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간단히 국력의 차이라고 할수 있겠으나 일면 정책의 산물로 볼수도 있다. 왜냐하면 일본은 7O년대초까지만 해도 미국의 8분의1에 불과했던 기술연구비를 꾸준히 증가시켜 10년만에 국방·자주개발분야를 제외하면 거의 2분의1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그것을 GNP에 비추어 생각하면 미국이 0·53인데 비해 일본은1·28이다.
이는 일본의 기술력이 미국을 크게 위협하는 원동력이 바로 연구비임을 실명하는 것이다.
그 연구비투자에 힘입어 일본의 특허출원건수는 연간 19만건을 넘어 미국의 2배에 이르게 되었다. 그것을 생각하면 GNP의 0·61%에 불과한, 우리의 연구개발비는 너무 영세한 수준임을 통감하지 않을수 없다.
게다가 그 연구비조차 민간기업의 경우 융자절차와 용도규정등이 까다롭고 조건도 유리하지 않아 조달을 받기가 용이하지 않다. 기술개발자금의 금리가 수출금리보다 높고 연구용자재에 대한 과세가 있는 것등은 재고해야겠다.
우리 고급과학기술인력의 양성과 확보도 커다란 난관에 직면해있다.
국내의 연구원수는 79년에 인구l만명당 4명으로 일본의 24명, 미국의 27명에 비해 크게 뒤떨어켜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91년까지는 매년 7만명이상의 과학기술인력수요가 예상되고 과학자만도 년 6천명을 필요로 하고있다.
그런 실정에도 우리 이공계대학진학생의 성적과 학생비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것은 실로 심각한 국가적 문제다. 우수한 과학두뇌를 양성하고 이들의 의욕을 고취하는 정부의 노력이 시급하다.
또 정부의 시책에는 민간기업의 기술개발의욕을 고취하는 정책적 배려도 있어야겠다. 불황시대에도 민간기업이 연구개발을 위해 자금을 투입할 명분과 기회를 주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정부의 기술개발시책은 또 핵솔과 실리를 장기적으로 전망해서 추진하는 것이어야한다. 무조건 모든 분야의 기술개발을 한꺼번에 서두른다고 성과가 한꺼번에 쏟아지리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실정에 적합하고 또 미래산업에도 부합하는 분야에 집중된 노력이 필오한 것이다.
그점에서 정부가 정밀화학·컴퓨터·반도체·유전자공학등 핵심개발분야를 선정한 것은 고무적이다.
기술선진국인 일본조차도 그들의 미래산업발전방향을 창조적지식 집약화의 추진에 두고 초LSI(대규모집적회로)분야에 집중하고 있음을 참고해야겠다. 일본은 반도체산업성장의 중심을 미머리 소자의 생산량에 두고 1990년에는 그 생산량을 80년의 l천배인 2전3백데라비트 (데라는 1조)로 예상하고 있다. 어떻든 기술개발은 지금 우리의 과제가 되고 있다. 그것은 세계적 요청도 되고있다.
전문적인 견해로는 세계불황의 원인중 하나가 이노베이션(기술혁신)의 고갈이라는 주장도 있다. 거기에서오는 투자기회의 감소가 치명적인 불황의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볼때 우리는 기술개발의 과제가 몹시 긴요하고 시급합 것을 느낄수 있다. 「과학의 날」을 맞으면서 정부의 과학기술드라이브정책이 「기술개발」에서부터 성과를 거둬 나라의 미래를 밝혀주기를 기대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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