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이미나 결승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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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나가 팻 허스트와 겨룬 8강전 3번 홀에서 칩샷을 하고 있다. 이미나는 준결승 18번 홀에서 웬디 워드를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로이터=연합]

세계 64걸이 겨루는 LPGA 투어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상위 랭커들이 대거 밀려났다.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상위 시드를 받은 강호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매치플레이 특유의 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한국의 신예 이미나(24)가 결승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LPGA 신인이자 47번 시드를 받은 이미나는 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마리사 바이아누(콜롬비아)와 결승전을 치렀다. 결전장은 미국 뉴저지주 글래드스톤의 해밀턴팜스골프장.

이미나는 3일 밤 준결승에서 미국의 웬디 워드를 1홀 차로 꺾었다. 4번 홀에서 보기를 범해 경기 초반부터 끌려갔지만 16번 홀에서 동점을 만들었고 마지막 홀에서 극적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전 "신인이라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경기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그다.

이미나는 8강전에서 팻 허스트(미국)를 1홀 차로, 16강전에서는 리셀로테 노이만(스웨덴)에 2홀을 남기고 3홀을 이겼다. 이미나는 2003년 미국에 건너가 2부 투어에서 뛰다 올해 처음 LPGA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2002년 국내 투어에서 상금왕.신인왕.최고선수상을 휩쓴 실력파다. US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김주연에 이어 또다시 돌풍을 일으킬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 5월 강지민이 우승했던 코닝클래식에서 준우승하면서 LPGA 투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미나와 결승을 치른 마리사 바이아누는 60번 시드를 받은 선수다. 이미나처럼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이다. 64명이 출전한 대회에서 47위와 60위가 우승을 다투는 이변이 벌어진 것이다. 바이아누는 준결승에서 캔디 쿵에 2홀 차로 뒤지다 17번 홀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소렌스탐 등 톱 랭커 전멸=소렌스탐은 8강에서 탈락했다. 소렌스탐 같은 절대강자들은 상대의 기를 완전히 꺾기 때문에 매치플레이에서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소렌스탐은 64강전에서 최하위인 64번 시드의 조안 몰리(영국)와의 경기를 비롯, 32강전 티나 배럿(미국), 16강전 레이첼 헤더링턴에 겨우 이겼다. 캔디 쿵과 벌인 8강전에서는 4홀을 남겨두고 2홀을 이기다가 역전패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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