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의 박지성, 7억 4천만원 포기

중앙일보

입력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영원한 스승 히딩크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박지성은 자신을 이끌어준 히딩크 에인트호벤 감독의 만류를 뿌리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할 때 "히딩크 감독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7억4000만원 가량의 이적에 따른 보너스를 받지 않았다"는 것. 이러한 사실은 <일요신문> 7월 3일자에 실려 29일 오후부터 시중에 알려지게 됐다.

박지성과 에인트호벤은 입단계약 때 '타구단 진출 시 박지성이 이적료의 10%를 받는다'는 옵션을 맺었다. 이에 따르면 에인트호벤은 맨유로부터 받은 이적료 600만유로의 10%인 60만 유로(7억4000만원)를 박지성에게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박지성은 7억4000만원의 거액을 포기했다.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 씨는 "히딩크 감독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이적료의 10%분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에인트호벤에 전했다. 서운함이 돈으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생각하면 도저히 그 돈을 받을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과의 의리문제로 인해 이적을 망설였던 박지성은 맨유행이 결정된 후 기회 있을 때마다 "지금까지 키워준 히딩크 감독의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 보답하는 길은 프레미어리그에서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히딩크 감독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프로선수가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을 '조금이나마 은혜를 갚는 방법'이라며 포기한 것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미담이다.

일간 스포츠=박태훈 기자 ] 기사 본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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