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뉴스로 속보 접하는 독자들 판단 도움 되는 정보는 지면서 얻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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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가장 큰 문제는 성공 사례들을 베낄 수가 없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돈을 내고 보겠다는 사람을 많이 끌어모았다. 가디언은 영국보다 미국·호주 등에서 더 많이 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 지면을 통해 수익의 25%를 창출한다. 하지만 이들 사례는 그 나라에서조차 적용이 어렵다. 결국 각 나라의 독자·문화·미디어 환경을 고려해 개별 언론사는 각자 생존 방식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로버트 피카드(63·사진) 영국 옥스퍼드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장의 냉철하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이다. 미디어 경제 및 경영 분야의 권위자인 그가 2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4 미디어리더스 국제포럼’에 섰다. 기조연설을 끝내고 본지와 따로 만난 그에게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신문 등 전통매체가 살아남는 법을 물어봤다.

 - FT·가디언·NYT의 사례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각 매체가 처한 환경이 나라별로 다르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그들이 성공을 거뒀을 때 그게 어떻게 작동이 됐는지 고민을 해볼 수 있다. 우리도 이렇게 해볼까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거다. 무조건 따라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 한국에서도 온라인 뉴스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인쇄 매체를 포기할 순 없는 거 아닌가.

 “지면을 포기하라는 게 아니다.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읽고 싶은 건 속보지, 깊이 있는 뉴스가 아니다. 지면을 통해서는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해야 한다.”

 - 한국은 온라인 뉴스가 포털을 통해 소비되는 독특한 구조다.

 “포털을 통해 언론사 웹사이트로 들어오는 독자들을 1분이 아니라 4분, 5분 이상씩 머무르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피카드 소장은 이날 미디어가 처한 환경을 ‘VUCA’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변덕스럽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환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신문을 비롯한 전통 뉴스매체가 살아남는 방법으로 역시 4가지 힌트를 줬다. 콘텐트 수입이 광고 수입을, 디지털 수입이 종이신문 수입을, 모바일 수입이 온라인 수입을 넘어서고, 인쇄 비용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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