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景氣' 경기지표와 딴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각종 경기지표를 보면 지난번 외환위기에 버금갈 정도로 경기가 불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전국 산업단지 현장경기는 지표와 딴판이다. 오히려 호황에 가까울 정도로 기업들의 실적이 좋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산하 전국 28개 공단에 입주한 업체는 1만6천2백66개사로 이중 87%인 1만4천1백86개사가 가동 중이며 가동업체의 평균가동률은 85.2%에 달한다.

지난해 동월 대비 3%포인트가 늘어난 수치다. 외환위기 당시 국내 산업단지 가동률이 60%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불황이 외환위기 상황과 비슷하다는 일부 전문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특히 북핵과 사스 문제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가동업체는 전월보다 1백78개사 늘어났다.

업종별 가동률을 보면 운송장비와 석유화학이 전월 대비 각각 15.2%와 14.6% 늘었다. 또 기계와 전기전자 업종도 각각 10% 이상 늘어 주요 수출업종 대부분의 생산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입주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올 2분기 경기실사지수(BSI)도 109로 나타나 향후 경기가 오히려 나아질 것이라고 한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산업단지공단 박상봉 과장은 "내수가 위축된 것은 분명하지만 수출물량이 줄어들지 않아 공단경기는 호황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계와 전자.석유화학 업종은 지난해보다 수출물량이 20%이상 늘었다는 게 공단측 분석이다.

가동률이 좋다 보니 3월 전국공단 생산액은 19조원으로 전월 대비 12%, 전년 동월보다 16.3% 많았다.

3월 수출액은 71억달러로 지난해 동월보다 23% 늘어 내수 위축을 수출 증가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국내 업체의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특히 기계와 운수장비 업체가 주종을 이룬 창원단지의 3월 생산액은 2조2천억원을 넘어 전월 대비 22.3%의 신장률을 보였다.

석유화학 업체가 많은 여수단지도 2조3천억원에 달해 15% 늘었다. 전자 업체 집합지인 구미는 2조9천억원어치를 생산, 11.7%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금속과 경공업 업종이 주종을 이룬 반월.시화단지는 2조원, 부평.주안단지는 2천78억원으로 전월대비 각각 2.6%와 1.7%가 준 것으로 나타났다.

최형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