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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사고 3만여 명 사망'사실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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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6월 17일자 18면에서 '관광지로 부활한 체르노빌' 기사를 읽었다. 원전 사고로 유명한 체르노빌이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15일자 기사를 인용한 보도였다. 기사 중 체르노빌 사고로 3만여 명이 숨졌다는 대목이 있다. 객관적 자료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했다는 느낌이다. 현재 체르노빌 원전 사고 피해에 대한 공식적이고도 객관적 자료로 활용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원자력 기관(OECD NEA)' 보고서에 따르면 피폭 후유증으로 숨진 사람은 화재 진압 과정에 투입됐던 소방관들이었다. 현장에서 3명, 병원에서 28명이 숨졌다. 방사선 피폭에 따른 만성적인 영향 중 가장 확실한 건 어린이들에게서 나타난 갑상선암으로 1998년까지 보고된 환자는 1036명(당시 15세 미만 어린이는 10만 명)이고 이중 3명이 숨졌다. 뉴욕타임스 기사를 봤더니 체르노빌 사고로 인해 3만 명이 숨졌다는 대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중한 보도 태도가 아쉽다.

박연선.한국수력원자력 안전기술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