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과 똑같은 안보의식 표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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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나 하나쯤 하지말고, 내가 먼저 주민신고' 천안시가 지난주 공공장소에 부착하도록 주민들에게 나눠준 홍보물 표어다. 언뜻 봐선 무슨 신고를 하라는지 아리송하다. 함께 준 다른 표어를 보면 의문이 풀린다. ' 주민신고의 생활화, 다져지는 국가안보' 시가 행정자치부와 국가정보원이 주관하는 '호국보훈의 달, 안보의식 집중홍보'와 관련, 이 같은 표어 홍보물 1000매를 제작, 배포했다.

표어는 지난 13일 충남도 소방행정과가 16개 시.군에 보낸 운영 계획에서 제시한 예문 16개 중 고른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과 전달 방식이 구태의연해 홍보 효과를 의심하는 소리가 높다.

이명한(48.천안 다가동)씨는 "내가 중.고교를 다니던 30여년 전과 표어 내용이 크게 달라진 게 없고, 홍보물 크기.모양도 예전과 천편일률적으로 똑같다"며 "첨단미디어 시대를 사는 요즘 젊은 세대가 눈길 한번 주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시가 배포한 홍보물은 시청 부근 은행.우체국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대부분 "촌스러워 붙일 데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편 서산시는 포스터형 홍보물은 효과가 없다고 판단, 현수막만 만들어 읍.면.동사무소 앞에 게시했다. 공주.아산시 등은 확보된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단체에 부탁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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