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이 받은 태극훈장 아들이 보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뉴욕시에서 북동쪽으로 기차로 약30분거리의 소읍 라이. 인구 1천만명의 대도시 뉴욕과는 달리 숲사이로 드문드문 그림같은 주택들이 보일 뿐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월리엄·헐버트」옹(85)을 찾아갔다. 영원한 한국의 친구「호머·헐버트」의 큰아들이다.
「월버트」옹은 아버지「헐버트」가 서울에서 감리교출판사 일을 보고 있을 때인 1897년 정동에서 태어나 그로부터 10년동안을 서울에서 살았다. 그래서 그는 당시 배재학당 주변의 선교사모임인 유니언클럽·서소문주변등이 희미하게나마 기억에 남는다.
『지금도 서울을 생각하면 언제나 즐거운 마음이 된다』고 회상했다.
「헐버트」옹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선친에 관한 유물은 1950년 대한민국정부가 추서한 태극훈장.
거실 한가운데 벽에 이승만대통령명의로 된 훈장증서가 자랑스럽게 걸려 있고 훈장도 조그만 상자속에 넣어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월버트」옹은 선친이 한국에서 사망한뒤 워싱턴주재 한국대사관(당시 장면대사)을 통해이 훈장을 전달받던 때의 기억을 감격스럽게 회고한다.
그는 지난 73년 아들과 함께 서울을 방문, 양화진의 선친묘소를 참배했다. 『생전에 다시한번 한국에 갈수있기를 희망한다』며 그의 눈가에 물기를 비친다.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가 금년으로 꼭 1세기를 맞았다는 기자의 설명에 반가운 표정이 된그는 『아버지「호머·헐버트」야말로 한미우호를 몸으로 실천한 한국인의 영원한 친구였고 그런 의미에서 「헐버트」집안은 한국과 떼려야 뗄수없는 깊은 관계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