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김일병 정신감정 의뢰… 반성 기미 안보여

중앙일보

입력

최전방 '총기난사' 사건을 수사중인 'GP(前哨) 총기사고 수사본부'는 12명의 동료를 숨직나 다치게 한 김동민 일병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사건 조사를 참관중인 국가인권위원회는 김 일병에 대한 부대원들의 직접적인 성추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신감정 의뢰=군 관계자는 23일 "현재까지 김 일병에게서 특별한 정신이상 증세를 발견할 수는 없지만 철저한 수사를 위해 조만간 국군수도병원에 정신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연천군 ○○사단 소속 연대본부에 설치된 수사본부는 오늘부터 김 일병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캐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현장검증은 그동안 수차례 한 만큼 오늘부터는 현장 접근보다는 수사본부에서 김 일병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2일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했던 현장검증에서와 마찬가지로 김 일병은 현재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범행으로 8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지만 김 일병은 전혀 반성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일병은 다만 숨진 박의원 상병과 차유철 상병 등과는 친했으며 이들에 대해 서는 "잘해줬는데 조금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일병은 지난 1월초 입대, 같은 달 말께 소대원들과 중부전선의 한 GP에 투입돼 근무를 선 뒤 4월초께 후방으로 일시 빠졌다 5월11일 사건이 발생한 GP에 동료들과 함께 투입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김 일병이 처음 투입됐던 GP에서 선임병인 상병 2명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구타 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또 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일병은 또 인터넷 유명 게임사이트 9곳중 6곳에 가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편 김 일병은 22일 열린 현장검증에서 "미워서 다 죽이려 했다"며 "GP를 폭파한 후 후방으로 도망치려 했으며 월북계획은 없었다"고 말했다.

◇"성추행 없었다"= 전방 총기난사 사건 조사를 참관 중인 국가인권위원회는 23일 "김동민 일병에 대한 부대원들의 직접적인 성추행은 없었다고 확인됐으나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군 당국에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희원 인권침해조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건 발생 후 일각에서 부대원들간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3차례에 걸쳐 김 일병에게 이 부분을 물어봤으나 직접적인 성추행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 국장은 "최전방 부대인 00 연대에서만 8명의 자살 우려 병사가 특별 관리를 받고 있었다"며 "그러나 김 일병은 8명 가운데 포함되지 않아 전문적인 관리가 아닌 부대 자체의 병사 관리에 한계가 있음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부대에는 전형적인 구타와 가혹행위 외에 쉬는 시간 없이 계속 작업을 시키고 무리한 암기를 요구하거나 관등성명을 반복해 외치도록 하는 유형의 괴롭힘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 국장은 "소위 등 초급간부들이 카드 빚에 시달리는 등 부채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같은 사생활에서의 문제점이 군기사고로 연결되는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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