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로 현대차 못 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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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다음달부터 KB국민카드로는 현대자동차를 할부로 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수수료율에 대한 두 회사간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23일 “두 달간 수수료율 재협상을 요청했지만 국민카드가 협상을 회피했다”며 “국민카드 측에 이달 말 신용카드 가맹점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갱신을 거절하겠다는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측은 카드 업계에 현행 1.85~1.9%인 수수료율을 0.7%로 내려 달라고 제시한 상태다.

 복합할부란 차를 살 때 소비자가 캐피털업체와 제휴한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다. 카드 대금은 캐피털사가 갚고, 소비자는 캐피털사에 매달 할부로 돈을 내는 구조다. 이때 카드사는 자동차회사에서 1.9%의 수수료를 받아 이 중 일부(약 1.6%)를 캐피털사·구매자에게 캐시백 형태로 돌려줬다. 지난해 복합할부 시장은 4조6000억원에 이르고, 자동차 업체가 부담한 수수료는 1000억여 원이었다.

 자동차업계는 카드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복합할부에선 카드사가 자금을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하루밖에 되지 않고, 채권 회수 비용도 들지 않는다”며 “2000만원짜리 차를 사면서 소비자가 하루 수수료로 38만원을 내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차가 요구하는 0.7%는) 체크카드 수수료율인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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