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던 동생도 구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해 아끼던 후배장성의 예편조치나 사촌동생의 구속은 그 집념과 결의의 강도를 보여주는 것. 이때 전대통령은 형님 기환씨를 만나 『형님은 인정이 많아 남의 꾐에 넘어갈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도덕적으로는 제가 몹쓸 사람이 되지만 법에 따라 더 엄하게 처벌될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고 말했다. 비정할 정도의 공인으로서의 태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전대통령은『고급공무원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관리에 힘쓰라』고 당부해왔고 스스로도 비서관을 시켜 가까운 친척들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연탄부정사건으로 떠들썩할 때의 일이다. 전대통령은 『누구든 부정을 했으면 어쩔 수 없다. 설사 그 사람이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하더라도…』라며 부정을 상살할 어떤 대체물도 없음을 명백히 했다. 이를 두고 일본의 산께이(산경)신문은 『전대통령에게는 불의나 부정을 발견하기만 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청교도적인 성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운전사가 무단좌회전을 했다고 해서 처벌한 바 있는 전대통령은 기회있을 때마다 『우리사회에 특권층이 있을 수 없음』을 강조한다. 지난2월 충남도를 순시했을 때 참석한 중앙과 지방의 고급공무원을 가리키며 『여기 있는 사람이 교통위반을 해도 경찰이 딱지를 뗄 수 없다면 교통질서는 이미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했으며 『내 이름을 팔거나 고위층의 이름을 파는 청탁은 되는 일도 들어주지 말라』고 엄명했다.
전대통령은 정치부패가 모든 부패의 근원이란 생각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정치인들의 봉사자세와 돈 안드는 정치를 강조해 왔고, 누차 정치인의 부패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밝혔다.
작년 선거직후 청탁배격운동이 전개된 것도 1차적으로는 의원들을 청탁의 부패로부터 보호하자는데 있었다.
청탁배격운동으로 공직사회일부에 주어진 일만 하는 무사안일 풍조가 나오자 전대통령은『무사안일은 부정부패보다 더 나쁘다』고 지적, 돈거래 같은 부정만 피하고 필요한 민간과의 접촉은 적극적으로 해 애로사항과 의견을 들어 시책에 반영토록 조치했다.
비용이 적게 드는「작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 중앙과 지방의 행정기구축소작업이 끝났고 지금은 정부기능재조정작업이 진행중이다.
다만 「작은 정부」는 자칫 국민에「봉사하는 정부」와 배치되는 수가 있다. 그래서 전대통령은 국민에 봉사하는 공무원, 국민편의위주의 행정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무원들에게 당부했다. 스스로도 집무실인 1층서재와 2층사실에 복무선서를 액자에 넣어 걸어놓고 매일 위민봉공을 다짐한다고 한다. 지난 제주도순시에서는『민원서류를 주무부서 한군데에만 제출해도 처리가 되도록 해 국민편의를 도모하라』는 지시를 한 적도 있다.
공교롭게도 토요일하오나 일요일에만 지방순시에 나선 전대통령은 『우리는 쉴 틈이 없다. 24시간 계속 뛰어야 한다』며 대국민봉사를 강조하고있다. 『발로 뛰는, 현장을 확인하는 공무원』을 강조하는 전대통령은 자신도 수시로 현장을 찾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