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 롱런 수능 천적 콜론과 8승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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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기교파로 변신해 여전한 강속구 투수와 맞붙으면?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32)가 22일(이하 한국 시간) 오전 11시5분 LA 에인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에인절스의 에이스 바톨로 콜론과 시즌 8승째를 놓고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동갑내기인 바톨로 콜론은 지난해 박찬호가 3차례 격돌해 모두 패한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투수다. 박찬호는 작년 에인절스전에 4경기 등판해 전패했고 그 중 3경기가 바톨로 콜론과의 만남이었다.

올 시즌에는 4월 6일 개막전에서 바톨로 콜론이 텍사스를 누르고 첫 승리를 올렸고 박찬호는 4월 14일 경기에서 에인절스를 상대로 자신의 재기를 알리는 시즌 첫승을 거뒀다.

박찬호가 에인절스전 첫승을 시작으로 올 시즌 7승1패의 높은 승률을 보이며 재기에 성공한 것은 기교파 투수로의 변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허리 부상을 겪은 그가 마운드에서 온 몸을 던지며 불 같은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은 이제는 더 이상 보기가 어렵다.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찬호는 마운드에서 자신의 욕심을 다스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허리가 괜찮은 것 같으면 강속구를 욕심내다가 다시 통증을 겪었다. 올해는 어떤 순간에도 정확한 컨트롤로 타자의 약점을 파고들며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는 어려워 방어율은 5.15로 나쁜 상태이다.

바톨로 콜론(8승 4패, 방어율 2.90)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강속구 투수로 버티고 있다. 하체를 별로 쓰지 않고 어깨만 가지고도 그는 시속 155Km 대의 강속구를 구사한다. 나이로 볼 때 변화구에 신경을 쓸 만도 하지만 특유의 무표정으로 포수 미트만 보고 공을 쑤셔 넣는다.

물론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있겠느냐마는 박찬호에게 이번 에인절스전은 특별하다. 텍사스 홈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아직은 그의 재기 성공 여부를 놓고 왈가왈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텍사스는 AL 서부지구 1위 자리를 놓고 에인절스과 숨가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에인절스가 1위를 지키고 텍사스가 2위에 바짝 붙어 있는 양상. 지난 해 박찬호는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의 히든 카드로 등장했으나 막판 승부처였던 9월 18일과 9월 29일 에인절스전에서 속절없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다.

일간스포츠=장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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