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공원 호텔 건립 재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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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중앙공원 내 특급호텔 건립계획이 전면 재검토된다.

광주시는 21일 "환경단체 등이 중앙공원 안에 특급호텔을 짓는 것에 대해 조직적으로 반발해 충분한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 사업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건립반대 서명운동=광주환경운동연합.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풍암동 임차인대표 협의회 등 10개 단체는 '중앙공원 내 특급호텔 건립반대 공동 대책위원회'를 구성, 10만명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중앙공원은 시내 한가운데 자리한 시민들의 쾌적한 휴식처"라며 "광주시가 앞장서 공원을 훼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공원조성계획 변경 절차없이 사업자를 공모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의 박미경 사무처장은 "절차를 무시하고 공원을 손대기 시작하면 도심 녹지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며 "시가 개발을 포기할 때까지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28일 공청회를 열어 중앙공원 호텔 건립의 부당성을 알릴 계획이다.

◆"중앙공원이 최적지"=광주시는 호텔건립을 위한 민간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이점 등이 많은 중앙공원 외의 대안이 없다고 주장한다.

광주시의 정남인 관광개발담당은 "도심과 가까우면서 상대적으로 싼 땅값과 풍암저수지를 낀 주변 경관 같은 매력이 없다면 투자자가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각종 국제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특급호텔이 필수시설이라는 점을 알리는 등 호텔의 공공성 등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다수 시민들이 반대한다면 호텔 건립 추진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무시하고 호텔 건립을 밀어 붙이기에는 부담스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달 19일 중앙공원 특급호텔 건립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다음달 11일 사업 제안서를 받아 다음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한달 안에 실시협약을 체결할 방침이었으나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광주시는 호텔을 당초 중앙공원(89만6000평) 안 1만5000평에 건축연면적 9000평 및 200~250실 규모로, 2006년 6월 착공해 2008년 10월 개관하려 했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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