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 보다는 여러 펀드에 분산 투자 바람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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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200조' 시대가 다시 열렸다. 지난 1999년 7월 증시 호황과 바이코리아 열풍으로 펀드 수탁액 262조원의 정점을 기록한 후 그해 12월 200조원 아래로 내려간 이후 5년5개월 만의 일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펀드 수탁액은 지난 5월18일 기준으로 200조원을 돌파하고 6월15일 기준으로 201조 637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펀드 수탁액은 증가하고 있어도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의 펀드 투자에 대한 인식은 일천한 수준이다. 대표적인 예가 펀드 투자의 기본 원리인 분산 투자의 원칙에 충실하지 않고 돈 되는 한 개의 펀드만을 찾는 것이다. 펀드 투자에서도 '몰빵 게임'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펀드 투자에서도 한 개의 펀드에 몰빵하기 보다는 여러 펀드를 활용해 분산 투자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펀드 투자란 펀드가 투자한 여러 종목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매입하는 것이다. 즉 펀드 투자 그 자체가 분산 투자인 것이다. 분산 투자를 하는 방식에 따라 펀드의 스타일이 결정된다. 주식을 70% 이상 편입하고 벤치마크 수익률인 종합 주가 지수 상승률을 능가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펀드를 '성장형 펀드'라고 한다. '배당주 펀드'는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삼고 고배당을 지급하는 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대부분의 배당주 펀드들은 목표 수익률을 연 10% 정도로 삼고 있다. 배당주 펀드는 성장형 펀드 보다 안정적인 반면 지수 상승률이 높을 때는 성장형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일종의 방어형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성장형과 방어형인 배당주 펀드와 달리 지수 상승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펀드도 있다. '인덱스 펀드'가 그것이다. 스타일 측면에서 인덱스형은 성장형과 배당주 펀드의 중간쯤에 위치한 펀드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펀드 스타일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분산 투자한다는 명분아래 같은 스타일의 펀드를 여러개 가입하는 우(愚)를 범하곤 한다. 성장형 펀드 2곳에 투자하면서 자신은 분산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재무 컨설팅 업체 FP Net 민주영 금융팀장은 "여러 회사의 펀드에 투자한다 하더라도 펀드 운용 스타일이 같으면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분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들 세 개의 스타일이 다른 펀드에 투자 금액을 일정 비율로 나눠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시장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펀드 투자를 통해 분산투자를 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이들 세 개의 펀드에 3분의 1씩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펀드 스타일에 따라 분산 투자를 한 후 투자 시점을 분산해야 한다. 투자 시점을 분산하면 주가가 쌀 때는 많이 사들이고, 반대로 주가가 비싸면 적게 사들여 결국에는 평균 단가에 매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적립식 펀드가 거치식 펀드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것은 투자 시점 분산을 통해 시장 변동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투자자들은 목돈이 있는 경우에는 거치식 펀드에, 반대로 목돈이 없으면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적립식 펀드는 투자 시점을 분산해 투자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목돈을 적립식 펀드 형태로 투자할 때는 CMA(어음관리계좌)에 돈을 예치해 놓고, 거기서 자동이체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MA는 보통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보통예금(연 0.1~1%) 보다 높은 연 3%대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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