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시장 '페트병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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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700㎖ vs 1ℓ'

1.6ℓ짜리 대용량 페트병으로 불붙은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간 경쟁이 소용량 페트병으로까지 번졌다.

오비맥주가 최근 700㎖ '큐팩'(사진)을 내놓자 하이트가 빠른 시일 안에 1ℓ짜리 '피쳐'를 선보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2003년 11월 오비가 먼저 1.6ℓ 페트병 제품을 출시하자 1주일 뒤 하이트가 같은 용량의 제품으로 맞받아친 형국을 연상케 한다.

업계의 관심은 1ℓ로 정한 하이트맥주와 700㎖로 정한 오비맥주 중 시장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오비맥주는 "소비자 수요를 파악한 결과 최적의 페트병 용량은 700㎖"라고 주장한다.

반면 하이트맥주는 현재 병맥주가 330㎖.500㎖.700㎖ 등이 나오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페트병은 1ℓ가 제격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일부 주류도매상들이 소용량 페트병의 생산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페트병 제품이 많이 팔리면 마진이 높은 생맥주 시장이 줄어들고,한 병당 50원 안팎을 받는 공병 회수 수익금이 줄어든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오비맥주 측은 주류도매상들을 설득해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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