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있는 나무를 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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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인규<학생·서울 성동구 모진동 93의 1>
산림녹화의 필요성은 자원적인 측면에서나 국토보존과 환경적인 측면에서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꾸준히 나무를 심어와 최근엔 해가 다르게 산이 푸르러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목재 수요량의 90% 이상을 외국에서 수입하여 막대한 외화를 지출하고 있다. 몇 해 전에 석유파동으로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는데 석유나 석탄은 유한한 자원이니 만큼 앞으로 또 에너지 파동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는 아무도 단언할 수 없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길의 하나는 전국토의 67%를 차지하는 산에 나무를 심는 일이다.
나무는 다른 농작물과 달리 그 생장기간이 몇십 년씩 걸리기 때문에 한번 잘못 심어진 나무는 많은 노력과 자금을 허비할 뿐 그 가치가 없으므로 면밀한 검토와 일관성 있는 산림정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산에 아무리 나무가 많다한들 이용가치가 없는 것이라면 일찍 베어버리고 훌륭한 수종을 선택해 심어야한다.
물론 처음부터 훌륭한 나무를 심을 수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자생능력이 없는 황폐한 땅에 처음 조림을 할 때에는 가치가 없더라도 척박한 땅에서는 잘 자랄 수 있는 나무를 심어야하고 어느 정도 토양이 비옥해지면 그 때야 비로소 좋은 수종을 심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조림을 할 때도 습기가 많은 계곡부와 건조한 산등성이에 심어야할 수종은 각각 다르다. 아무리 좋은 수종이라 해도 입지조건이 맞지 않는 곳에서는 제대로 자랄 수 없다. 따라서 무작정 나무만 심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입지조건 및 나무에 관한 세심한 지식과 주의가 필요하며 심고 나서도 잘 가꾸어야 가치 있는 목재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 각 매스컴에서 올바른 경제지식을 국민에게 심어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경제문제뿐 아니라 산림녹화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에 관한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각 보도기관이 노력해 88년 서울올림픽 때에는 우리나라가 산림이 울창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금수강산임을, 또 우리는 자연을 사랑하는 순박한 민족임을 전세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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