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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박의원 상병 미니홈피, 네티즌 1만명 추모 발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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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중부전선 총기난사 사고로 19일 새벽 숨진 박의원 상병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수놓은 글들이다.

▶ 숨진 박의원 상병의 군번줄

여자친구 임모씨 미니홈피에도 '동병상련' 물결

"현역 현재 군 복무중인 군인으로서 명복을 빌며 죄송할 따름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방의무를 다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김상균), "남자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고무신 입장으로서 정말 남일 같지가 않네요. 부디 부디 다음생애는 대한민국이 아닌 자유로운 국가에서 태어나시길 바래요"(원희경) 등의 글도 눈에 띈다.

이날 하루 고 박 상병의 미니홈피 방문객은 오후 세 시 현재까지 1만2천여명. 인터넷 커뮤니티 싸이월드에서는 이름.성별.나이를 알면 사람찾기가 가능하다. 이름이 흔한 사람의 경우 수백명의 홈페이지 주소가 검색되기도 한다. '희생자들 중 이름이 흔치 않을 것 같은 사람이라 찾아봤다'며 인터넷상에 박 상병의 주소가 떠돌고 있다.

숨진 박의원 상병의 여자친구 임모(21)씨의 미니홈피에도 이날 하루 4000여명의 네티즌들이 몰려 애도를 표했다. "남친도 최전방철책근무하는데. 가슴이 아픕니다. 힘내세요!", "저의 이런 위로가 어찌 님 가슴까지 닿을까마는 응원하는 사람들 많으니 지금보다 더 힘차게 밝게 살아가셨으면 합니다. 군화님은 좋은 곳으로 가셨을꺼에요" 등 방명록에도 100여건의 위로글이 올라왔다. 이 가운데는 이름을 '고무신'으로 적은 이들이 많다. '동병상련'이다. 고무신이란 군대에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편 사고를 낸 김일병은 언론에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인터넷상에 미니홈피 주소가 알려졌다. 사고에 대한 첫 보도가 나간지 8시간만인 19일 오후 세 시 현재 방문자가 1만4천여명이다. 방명록에도 400여건의 글이 올라왔는데 "넌 군법으로 무조건 사형이다", "사형시키기에도 총알이 아깝다" 등 비방이 많았다. 김일병이 작성한 감상적인 게시물에는 "살인자 주제에", "8명이나 죽인 놈이 낭만은" 등 원색적 공격을 퍼부었다.

반면 "궁극적으로 징집제가 군내 수많은 폐단의 가장 큰 걸림돌인 듯"(정종구), "너만 힘들게 군생활 한게 아니라고 이 바보야"(정원균), "조금만 참지 그랬어요"(민지훈) 등 안타까움을 표출한 글들도 다수였다.

"이렇게 욕 안해도 본인도 사람이면 후회할텐데 여기 와서 욕이나 하는 사람들은 뭔가"(노희남)라며 인터넷 윤리를 질타하는 글도 있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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