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철책 또 뚫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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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군 현역병이 강원도 동부전선의 철책선을 넘어 남쪽으로 들어온 지 나흘 만인 17일 주민 신고로 발견됐다. 특히 북한 군인이 발견된 지역은 지난해 10월 철책선 절단사건이 발생한 뒤 군이 대대적인 경계 강화에 나섰던 전방 지역과 인접한 곳으로, 군은 일대 경계 태세를 긴급 점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과 경찰, 국정원 등이 실시한 합동신문에서 17일 오전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민가 지역에서 발견된 거동 수상자는 북한군 현역병인 이용수(20)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합동신문 결과에 따르면 강원도 평강군의 방포사 예하부대 소속인 이씨는 지난 12일 오전 8시 "나무 하러 간다"며 부대를 나와 다음날인 13일 오전 한국군 철책 지역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씨는 철책 근무 초병에 발각되지 않았으며, 17일 오전 5시50분쯤 대마리 주민 남모(65)씨의 트럭에서 잠을 자다 남씨의 신고로 군에 신병이 인도됐다.

군 관계자는 "인근의 전방 철책선에는 절단된 흔적이 없다"며 "철책 아래 땅을 파거나 철책선을 타고 넘어올 수 있어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로를 추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군 생활에서 배가 고팠고, 건강까지 악화돼 귀순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20분쯤 인천시 옹진군 소속 227어로지도선이 백령도 북방 2.5마일 해상에서 남녀가 승선 중인 북한의 무동력 철선 남포호를 발견, 해군.해경에 신고했다. 어로지도선 선장 김모씨에 따르면 발견된 남녀는 북한인으로 이들은 "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귀순 의사를 밝혀왔다.

채병건.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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