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마다 돈 대이동|등록금 6천3백억|각 급 학교의 금고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새 학기를 맞으면서 전국 총 통화량의 15%가 넘는 거액이 학교로 몰린다.
2윌 초부터 3월초까지 한 달 사이 전국의 중·고교와 대학(전문대포함)이 거둬들일 돈은 줄잡아 6천3백억원. 지난 연말 국내 통화량 4조원의 15·7%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다.
이는 올해 신설된 교육세 연간징수목표액의 2배를 훨씬 넘고, 82년도 문교예산의 32%와 맞먹는다.
게다가 사립국교와 유치원의 윌 납입금액 30여억원(각 7만5천여 명에 월2만원)과 전·후기대, 전문대 입학 전형료 약1백억원도 학교금고로 들어간다.
이밖에도 새 학년을 맞으면서 국민학교를 포함, 각 급 학교학생들이 지출해야할 교과서대금·학용품 구입비·의복비 등을 계산하면 1천만 학생이 지출해야할 돈은 서울시의 82년도 예산에 가까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올 들어 각 급 학교 납입금이 이처럼 거액에 이른 것은 지난해부터 50%이상 부풀려놓은 대학의 입학정원으로 대학생수가 크게 는데다 중·고교생의 자연증가에 납입금이 지난해보다 10%이상 인상됐기 때문.
지난해 본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교육비 내용 중 교재대·학용품 구입비의 구성비는 전체의 28%이상이었다.
이 같은 집중적이고 과중한 학생부담으로 농산물 값이 이때만 되면 급락하는 등 국민경제에 주름살이 온다.
외국과는 달리 학교교육비의 80%이상을 학생들이 부담해야하는 교육여건을 감안, 문교부는 각 대학에 전체학생의 20%에 해당하는 학생에게 등록금을 면제토록 하고, 올해부터 중·고생에게도 공납금 면제장학생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
교육전문가들은 그러나 소수학생대상의 이 같은 제도만으로는 일시에 국내통화를 과점하는 현상은 막을 수 없다고 지적, 현재 3개월(중·고교)또는 6개월(대학)단위로 받아들이는 각 급 학교 납입금제도의 한달 단위 분납제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