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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월드] 일본도 핵 개발에 나설 수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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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 북한 평북 태천 원자력발전소 위성사진

북한 핵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미국이 왜 다투는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불러 양측의 입장부터 들어볼까요.

# 김정일 국방위원장

우리가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한마디로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다.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래 미국은 남한에 1000여 기의 핵폭탄을 배치해 놓고 우리를 위협했다. 또 94년 북한과 미국은 제네바 합의를 했다. 북한이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이 2003년까지 원자로 2기를 지어 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원자로는 지금 기초공사만 마친 상태다. 부시 행정부는 2002년 우리를 '악의 축'에 포함시킨 데다 이듬해 선제공격 목표로 선정했다. 우리는 국가를 방어하고 주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했다. 세상에 미국만 핵무기를 가지란 법이 있느냐.

# 부시 대통령

천만에, 약속을 어긴 것은 북한이다. 북한은 85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다. NPT는 말 그대로 핵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국제적 약속이다. 또 북한은 91년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과 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통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세 가지 약속을 북한은 모두 어겼다. 특히 북한은 제네바 합의에 서명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파키스탄과 손잡고 비밀리에 우라늄 핵폭탄 개발을 추진했다. 국제사회 앞에서 한 모든 약속을 깬 사람과 무슨 협상.보상을 하는가.

1.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네요. 그런데 북한이 진짜 핵무기를 갖고 있나요.

아직 객관적으로 확인된 바 없습니다. 주목할 것은 지금까지 핵무기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던 북한이 최근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이에요. 북한 외무성이 지난 2월 10일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발표한 데 이어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9일 "우리를 방어하기에 충분한 핵무기가 있다"고 말했지요. 미국 중앙정보국(CIA) 같은 정보기관은 북한이 핵무기 6~8개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2.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면 어떻게 되나요.

혹시 '힘의 균형'이라는 말을 들어봤어요? 양측의 힘이 비슷할 때 평화가 유지된다는 뜻이죠. 지금까지 남북한은 군사력이 엇비슷했어요. 그 덕분에 지난 50년간 한반도에 평화가 유지된 것이에요. 하지만 핵무기를 북한만 갖고 있는 상황이 되면 힘의 균형이 깨어집니다. 주변 국가들이 북한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벗어나려고 남한은 물론 일본.대만도 핵무기를 개발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오늘날 국가 차원에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건 기술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가 두려워 자제하고 있는 거지요.

3. 북한의 핵시설을 폭격해 버리면 안 될까요.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폭격기나 순항미사일로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폭격한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파괴된 핵시설에서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겠지요. 이게 공기를 타고 남한과 일본.중국까지 오염시킬 겁니다. 또 폭격당할 경우 북한은 휴전선 일대에 배치해 놓은 1000여 문의 장거리 포로 서울을 공격할 수 있어요. 전문가에 따르면 이 경우 10여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어요.

4.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무엇이며 어떤 조치를 취해 왔나요.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입니다. 먼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6자회담에서 일괄타결안을 추진하고 있고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북한은 핵을 단계적으로 포기하고, 미국도 북한에 대해 다자 간 안전보장과 북.미 수교 등 관계 정상화에 나서 줄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한국이 북한에 대해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노무현 대통령도 여러 차례 밝혔지요.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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