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문제 세계회의」계기로 높아진 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올해가 어느 기관아 정한「노인의 해」는 아니지만 여러 사회단체들이 노인을 위한 각종 시설과 행사를 준비중이며 이에 맞추어 학계에서도 노인문제를 다루는 다양한 학술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특히 올해는 유엔이 최초로 주최하는「노인문제 세계회의」가 열리는 해-. 오는 7월26일부터 8월6일까지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열릴 이 회의는 세계1백50여 개국에서 파견하는 5명씩의 대표만이 모여 노인문제를 놓고 각국 정부가 정책적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사상 초유의 모임이다.
이 회의를 계기로 유네스코, 세계보건기구(WHO)등 유엔산하 기구들도 일제히 노인문제를 연구의제로 다루게되는데 유네스코는 특히 올해 상반기 중 파리 본부에서 노인들의 지역사회 참여를 주제로 각국이 5점씩 출품한「세계사진전시회」를 개최할 예정.
한편 국내학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노년학회 (회장 허정) 는 3월중에 노인 문제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대한노인회 부설 노인문제연구소도 5월중에 제4회 노인문제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전국적인 규모의 노인문제실태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한국인구보건연구원(원장 박찬무)도 10월중에 노인문제현황과 전망 등에 관한 대규모 학술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면 이렇듯 관심을 모으고있는 노인문제의 실장은 어떤가.
우리 나라의 경우 1960년부터80년까지의 노인인구 (65세 이상) 구성비는 60년3·9%, 70년3·4%, 80년3·8%로서 별로 증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절대 수는 60년 97만7천명, 70년 1백9만6천명, 80년1백44만9천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기2050년까지 인구를 측정한 경제기획원 자료에 따르면 그해 노년인구 구성비는16·1%, 절대 수는 9백88만6천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우리 나라에서 현재 노인문제가 대두하는 중요한 배경에는 노인인구 비율이나 절대수의 증가에 있다기보다는 도시화·산업화·핵가족화의 가속적인 증가에 따른 사회경제적인 요인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시와 농촌에서 동시에 가족의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전통사회에서 노인이, 담당했던「생산」「교육」기능이 거의 쓸모 없게 됨에 따라 노인은「필요한」존재에서「불필요한」존재로 변모한 점에 심각한 원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
현재 우리 나라에서 노인문제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극히 미약하다.
각 대학 사회학과에 가족사회학이라는 정규과정이 설치되어있기는 하나 대부분 부부의 권위관계나 가족유형·가족규모 등에 연구가 한정되어있어 사회경제적 배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가족원의 역할 변화 같은 본질적인 연구는 거의 전무한 상태-.
이윤숙 교수(동덕여대·노년학) 는『앞으로 도래할 고령화사회를 위한 노년학 개발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국가적 지원이 요망된다』고 주장한다.
노인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은 물론 의학·사회복지학·경제학·심리학 등 여러 학문의 상호보관으로 종합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하나 현시점에서 외국의 경우와 상이한 우리 나라의 노인문체는 특히 가족 안에서의 역할부여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하며 노인문제에 대한의식계발이 시급한 과제라고 학계는 보고있다. <이근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