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황우석교수 연구' 전체 반대는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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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정진석 대주교가 정면으로 반대한 한 것으로 알려져 큰 논란을 일으키자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공식 성명서가 아니라 성체(成體)줄기세포 연구를 강조하기 위해 사제들에게 배포한 강론용 원고"이라며 "가톨릭의 공식 입장은 황우석 교수의 연구 전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정진석 대주교와 황우석 교수의 만남을 빠른 시일내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패러디] (줄기세포연구)허하라

서울대교구는 또 "지난 10일 나온 정진석 대주교의 메시지는 본래 가톨릭 신자들도 혼란을 갖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심각성을 고취시키고 그 대안으로 윤리적인 문제가 없는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강조하기 위해 사제들에게 배포한 강론용 원고"였다면서 "이 원고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마치 대국민 성명서로 잘못 알려졌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이와함께 가톨릭 교회는 황교수의 연구전체가 아니라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한다고 해서 마치 가톨릭교회가 난치병 환자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마치 난치병 치료의 새로운 방법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필요하면 가톨릭 지도자들을 만나 이해를 구하겠다고 한 황우석 교수의 말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종교계나 시민단체의 주장을 소중하게 받아들여 연구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힌 황교수님의 겸손함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께서도 가톨릭계 지도자를 만나겠다는 황우석 교수님의 의견에 기꺼이 화답하여 직접 만나서 의견 나누기를 원한다"며 황 교수가 귀국하는 대로 가능하면 빨리 두 사람의 만남을 마련하겠다 밝혔다. 아래는 서울대교구의 보도자료 전문이다.

디지털뉴스센터

황우석 교수의 정진석 대주교 면담 요청에 관한 보도자료(전문)

지난 11일, 일부 언론에서 '정진석 대주교 "황우석 박사 연구반대" 성명'을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지난 10일에 나온 정진석 대주교의 메시지는 본래, 가톨릭 신자들도 혼란을 갖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심각성을 고취시키고 그 대안으로 윤리적인 문제가 없는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강조하기 위해 사제들에게 배포한 강론용 원고였습니다. 이 강론원고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마치 대국민 '성명서'로 잘못 알려졌음을 알려 드립니다.

그런데 언론에는 가톨릭교회가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무조건 반대한다는 인상을 주는 제목으로 보도 되어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 '정 대주교 "배아 줄기 세포 연구는 살인과 같은 것"'이라는 과격한 표현을 사용, 메시지를 전체 맥락에서 이해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곧 살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오해를 갖도록, 전체 맥락보다는 단어에 강조점을 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톨릭의 공식입장은 지난번(6월 4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성명서에서도 밝혔듯이 황우석 교수의 연구 전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파괴가 우려되는 인간 배아, 즉 수정란과 같은 생명을 복제해서 치료에 활용하겠다는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그 대안으로 '성체줄기세포의 연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홍보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사제용 강론문을 작성한 것입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한다고 해서 마치 가톨릭교회가 난치병 환자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마치 난치병 치료의 새로운 방법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황우석 교수께서 가톨릭계의 배아줄기세포 반대 언급에 대해 "필요하면 가톨릭 지도자들을 만나서 이해를 구하겠다"라고 하신 말씀을 환영하는 바입니다. 종교계나 시민단체의 주장을 소중하게 받아들여 연구 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히신 황 교수님의 겸손함에 경의를 표합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께서도 가톨릭계 지도자를 만나겠다는 황우석 교수님의 의견에 기꺼이 화답하여 직접 만나서 의견을 나누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교수님측과 의논하여 황교수께서 귀국하시는 대로 가능하면 빨리 두 분이 만나시는 자리를 준비하겠습니다. 만남의 일정과 장소 등 자세한 사항이 결정이 되면 다시 보도 자료를 보내 드리겠습니다.

두 분의 만남이 잘 성사되어 모든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는 의미 있는 만남이 되도록 언론과 기자 여러분들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05.6.12

천주교 서울 대교구 홍보실장 허영엽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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