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얘기다. 목석과도 같은 무생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말이다. 물론 지금은 컴퓨터에 적당한 부호를 인푸트 (입력) 하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컴퓨터만이 알아듣는 언어(섬법삭자)가 따로 있다. 그러나 요즘 미국의 한 연구소는 사람의 일상어를 1천단어나 알아듣는 컴퓨터를 만들어냈다. 미국의 세계적인 전신·전화회사인 ATT부설 벨연구소는 멀지않아 그 능력을 2천단어로 올리려하고 있다. 이쯤 되면「똑똑한 아이」 하나 만들어낸 셈이다. 인간의 기술개발은 이제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끝인가 하면 아직도 시작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1947년 벨연구소가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냈을 때, 인류는 전자문명의 극치를 보는 것 같았다. 이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은 노벨상 (물리학) 까지 받았었다. 그후 3O여년이 지난 오늘, 벨 연구팀은 바늘구멍 만한 크기에 트랜지스터의 1백배도 넘는 성능의 것을 만들어냈다. 요즘 이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여기에 만족치 않고 또 다른 컴퓨터 기억회로를 개발하는 중이다. 그것은 무려 1억 개의 타보를 담을 수 있다. 비유하자면, 비스키트 크기 만한 칩속에 「톨스토이」 의 거대장편 소설『전쟁과 평화』를 온통 기억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근착 미주간지 타임은 그런 일에 몰두하고 있는 벨연구소를『공상주식회사』 (이미지네이션 INC)라고 명명했다. 이 「공상회사」에선 지금 2만2천5백 명이 머리를 싸매고 있다. 그 가운데 3천명이 학위를 가진 사람이며 나머지 1만9천명도 모두 특허권을 갖고 있다. 가히 벨연구소가 세계 최대·최고·최선의 사설연구기관이라는 말에 손색이 없다. 연간예산이 16억 달러 (1조1천2백억 윈), 지난 60년 전, 이 연구소가 발족할 때의 예산이 벌써 1천2백60만 달러였다. 그 동안의 축적을 생각하면 천문학적인 액수일 것이다. 결국 이런 저력 위에서 지금의 유성영화, 스테레오 음향, 레이저광선, 컴퓨터개발, 그리고 신비로운 전신문명이 가능했다. 오늘 기술첨단 국으로 불리고 있는 일본조차도 미국의 저력, 미국의 축적 앞에선 아직 소인에 불과하다. 미국의 연간 총 기술투자액은 약 2백50억 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군사기술 개발비를 빼면 1백25억 달러. 일본은 그 절반쯤인 5O억 달러를 해마다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인구비례로 보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동안의 축적으로 보면 미국과 일본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금 남의 나라 얘기에 감탄만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를 먼저 알아야한다. 남들은 눈을 뜨고 「공상주식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깊은 잠에서 꿈조차 꾸고있지 않은 것 은 아닐까.
「공상」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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