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올려도 회사채 투자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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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세계경제 회복 더뎌도 미국은 예정대로 내년에 금리를 올릴 것이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파이어니어 인베스트먼츠의 케네스 터브스(사진)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전망이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뮤츄얼 펀드인 ‘파이어니어 펀드’를 운용하는 곳이다.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2434억 달러(약 258조원)에 이른다. 이중 채권 비중이 60%로 세계적인 채권전문 운용사다. 16일 파이어니어 인베스트먼츠는 서울 여의도에서 삼성증권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코스피는 장초반부터 떨어지다가 간신히 1910선(1918.83)에 턱걸이를 했다. 유럽 발 경제위기 속에서 나 홀로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가 위축되는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매판매가 9월에 전달보다 0.3% 줄며 8개월만에 처음 감소했다.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도 0.1% 하락했다. 그러나 터브스 CIO는 “미국이 과거 전성기만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회복하고 있다”며 “앞으로 1년 동안 미국의 성장률은 기존 2.5%에서 3.0%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 유럽발 경제위기로 미국 역시 저금리 유지 압력이 세지지 않을까.

 “미국의 통화정책이 세계 통화정책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미국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정상화 과정에 들어갔다. 유럽의 성장엔진으로 꼽히는 독일은 글로벌 경제활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에 비해 미국은 국내 총생산(GDP)의 60%를 해외가 아닌 국내 활동을 통해 얻는다. 유럽과 비교해선 대외변수에 타격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 금리 인상으로 인한 충격이 너무 크지 않을까.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상화 과정이 과거 긴축 정책과는 다르다. 최근 4번(1988년, 1994년, 1999년, 2004년)의 금리 인상 시기엔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경기 확장 속도를 늦추는 정책을 폈다. 이번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도 경제 회복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다. 실업률도 꾸준히 떨어질 것으로 본다.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다.”

 - 그렇다면 채권 투자전략은 어떻게.

 “기본적인 대응책은 투자금 회수기간(듀레이션)을 줄여야 한다. 그러다 보면 금리가 오를 때 변동성이 커지는 5년 미만의 단기채에 집중할 수 있다. 이보다 상관관계가 낮은 미국 투자등급 채권·글로벌 채권·지방채 등 투자대상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짜는 게 현명하다.”

 -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포트폴리오엔 변화가 없나

 “국채 비중을 줄이고 미국 회사채 비중을 늘리고 있다. 회사채는 채무불이행에 대한 투자 위험은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경제가 회복되고 기업 실적이 늘기 때문에 미국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회사채 투자 매력도는 여전히 높다.”

 파이어니어측은 아직까지 한국 채권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터브스 CIO는 “채권 투자측면에서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보지 않는다”며 “투자를 한다면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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