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사주 2조어치 매입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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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삼성전자가 주가 안정을 위해 주식시장에서 자사 주식 약 2조원어치를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380만 주, 우선주 30만 주 등 총 410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의했다. 매입 기간은 14일부터 9월 13일까지 3개월이다. 이는 10일 종가를 기준으로 할 때 보통주 1조8677억원, 우선주 1011억원 등 1조9688억원 규모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과 같은 48만원으로 출발했으나 자사주 매입설이 돌면서 오르기 시작, 오전 11시6분 매입 공시가 나온 직후에는 49만4500원까지 급등했다. 종가는 1만1500원(2.4%) 오른 49만1500원이었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3분기 이후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다시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은 실적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 주가를 떠받쳐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의 대표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 종합주가지수 1000선 재돌파 시기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에 들어가면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징크스를 보여왔다. 외국인들이 자사주 매입을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아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또 회사 측이 주가가 급등한 뒤 주로 자사주를 사들여 매물을 자초한 측면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은 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주가가 충분히 조정을 받은데다 외국인들도 주식을 많이 팔아 지분율이 낮아진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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