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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접경지역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 환영"

중앙일보

입력

비무장지대(DMZ)과 같은 접경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을 국가 간 화해와 평화의 계기로 삼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에 세계 각국 정부 대표단이 공감을 표시했다.

환경부는 16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2)의 고위급회의에서 '강원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정식 명칭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에 관한 강원 선언문'이다. 고위급 회의 마지막날인 이날 194개 당사국 대표단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한국의 평화와 생물다양성 대화 이니셔티브(initiative, 발의안)를 환영한다"고 밝히는 등 개최국인 한국의 제안을 대폭 수용했다.

정홍원 총리는 전날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분단과 대립의 현장인 비무장지대(DMZ)를 지속 가능한 화해와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평화와 생물다양성 대화 이니셔티브'를 제안한 바 있다.
각국 대표단은 또 "생물다양성이 인류 복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현재 및 미래세대의 복지에 영향을 주는 지구의 중요한 생명 유지 체계의 근간이 된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국가 지속가능발전 전략 수립시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적극 반영하는 등 '생물다양성 정책의 주류화(主流化)'를 촉구했다.

강원 선언문은 2년 마다 열리는 역대 당사국총회에서 10년 만에 채택된 만큼 정치적 선언문으로서 의미는 크다는 지적이다. 각국은 또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선진국의 과학기술과 개발도상국의 수요를 연결시키는 '바이오브리지(Bio-bridge) 이니셔티브와 개도국의 산림생태계 복원을 지원하는 '산림생태계 복원 이니셔티브'에도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 두 가지 발의안은 전날 정홍원 국무총리가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제안한 내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평화와 생물다양성 대화 이니셔티브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등 접경보호지역에서 생물다양성 보전과 평화 증진을 조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급회의에 참석한 덴마크 커스틴 브로스벌 환경부 장관은 "강원 선언문의 채택은 생물다양성 손실 감소와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2020년 아이치 목표(Aichi Target) 달성에 도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이번 당사국 총회의 마지막날인 17일 참석자들은 '평창 로드맵'이 채택할 예정이다. 평창 로드맵은 2011~2020년 생물다양성 전략계획 이행 상황을 중간 평가하고, 이 전략계획의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롭게 로드맵을 설정하는 것이다. 평창로드맵에는 ▶재원 마련 방안 ▶과학기술 협력 증진 ▶지속가능발전 목표에 생물다양성 요소 반영 등을 담길 전망이다.

강찬수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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