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동결… 부동산 잡고 싶지만 소비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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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행 연 3.25%인 콜금리를 7개월 연속 동결키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소비 회복이 미약한 가운데 분당 및 용인지역의 주택가격의 오름세가 크게 확대돼 있지만 물가는 안정돼 있어 다음달 금통위까지 콜금리의 동결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콜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했으나 지난해 12월부터 콜금리를 동결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콜금리를 올릴 요인이 발생했지만 소비와 투자, 생산 등 경기 전반이 침체를 지속함에 따라 금리 동결이 결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통위는 이날 아파트 매매가격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문제라는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도 돈이 돌지 않고 단기자금의 부동화가 심화되면서 저금리의 부작용도 거론됐다.

금통위는 이처럼 저금리를 7개월째 지속해도 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부동산 시장만 과열되면서 금리 조정에 대해 상당한 논란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길어지면서 평소 10분 안팎이면 끝냈던 금통위는 이날 1시간20분가량이나 이뤄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다음달에도 부동산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부동산 버블(거품)을 차단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경기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올 경우는 금리동결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많아 콜금리 정책은 딜레마에 빠져있다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김동호 기자 d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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