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휴대전화·자동차 수출1위 품목 "나야 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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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 11년간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은 반도체였다. 그러나 올 들어 1위 품목을 콕 집어내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는 1992년 의류를 제치고 수출 1위 품목이 된 후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올 들어 반도체가 가격 하락으로 고전하는 사이 무선통신기기.자동차가 초고속 성장세를 과시하며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1분기 수출 성적표는 반도체 40억7천9백만달러, 무선통신기기 40억5천6백만달러, 자동차 39억4천1백만달러. 1위인 반도체와 3위인 자동차의 차이가 1억3천8백만달러에 불과하다.

1분기 중 반도체 수출은 D램가격 침체로 9.7% 증가에 그친 반면 자동차는 22.7%,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는 무려 48.0% 늘었다.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가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반도체를 맹추격하는 형국이다.

월간 실적으로는 무선통신기기가 2월부터 이미 수출 1위 품목으로, 자동차가 2위 품목으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해 반도체-자동차-무선통신기기였던 순위가 2월부터는 무선통신기기-자동차-반도체로 바뀐 것이다.

3월에도 무선통신기기(15억5백만달러)는 1위를 고수하며 자동차(13억8천2백만달러)와 반도체(13억1천8백만달러)를 앞섰다.

무선통신기기의 급격한 신장은 휴대전화의 약진에 따른 것이다. 휴대전화 수출은 지난해 99억달러에 육박한 데 이어 올 들어 1분기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0% 늘어난 29억3천6백52만달러로 연간 실적이 1백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부터 무선통신기기가 1위 품목에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변수가 있다면 D램 가격이다.

D램 가격이 높았던 2000년 반도체 수출이 2백60억달러에 달했으나 2001년에는 가격 폭락으로 1백42억6천만달러로 가라앉는 등 반도체 가격이 워낙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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