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일우|김경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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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둘러 선 푸른 산을
어머니라 이른다면
어렵게 낳아 놓은
또 하나 몽근 목숨
불꽃 필
그루터기가
가을비에 젖고 있다.
창틈 새로 고여 앉은
어둠의 분가루와
여울 따라 울먹이는
개울물 비늘들도
밤 열차
불빛을 받아
가뭇가뭇 반짝인다.
멀찌기 두고 보아도
새재(조령)는 숨찬 고개
충절의 혼꽃 같은
산마루 별을 기려
몸푼 지
하루사이에
되짚고 설 아픔이여.
그림 임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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