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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년 수준과 같아진 셈|올 경제성장 7.l%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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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올 GNP성장률 7.1%는 숫자상으로는 착실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80년도의 마이너스 6.2%는 물론 79년의 6.4%보다도 높은 수치다. 그러나 성장의 내용을 뜯어보면 수치가 높아졌다해서 우리경제가 안정성장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 수치는 워낙 나빴던 작년과의 비교에서오는 반동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변시장가격으로 따지면 79년수준보다 겨우 0.4% 나아졌을 뿐이다. 이제 겨우79년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피부로 느끼는 경기와 차이가 나는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79년수준을 약간이나마 웃돌았다는것에는 위안을 삼을만하다.
일만 수령에서는 벗어나 마른 땅에 발을 디딘 셈이다.
올해 이정도의 성장을기록한 것은 무엇보다도 풍작을 보인 농수산부문이 가장 큰 역할을했다.
즉 작년에 마이너스22.0%를 기록했던 농림어업이 올해는 23.0%나 증가, 전체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쌀과 과살류의 생산호조로 농업부문에서 25.6%의 성장을, 양식및 원양어획호조로 어업 부문에서도 15.0%의 성장을 나타냈다.
작년도의 작황부진에따른 상대적 반동 효과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는 얘기다.
광공업도 수출호조와 부분적인 내수회복에 힘입어 작년의 마이너스 1.1%에서 올해는 6.8%를 기록, 성장률을 높이는데 한몫을 했다.
그러나 사회간접자본과 서비스부문은 부진을 면치못했다.
전기가스및 운수창고통신업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이 작년에이어 계속 부진, 연중 3.1%증가에 머물렀다.
특히 건설업은 정부부문이 비교적 활발(15.6%)했으나 민간건설의 부진(마이너스 11.9%)으로 작년보다도 5.6%나 떨어졌다.
주택은 물론 상업용 건물등 민간건물 건설활동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서비스부문도 민간건설활동침체와 국제고금리등으로 해외지급이자가 늘어나 1.5%증가에 그쳤다.
무엇보다도 우려할만한것은 국내고정투자가 부진하다는 것이다.
작년의 12.0% 감소에이어 올해도 마이너스5.2%로 연2년연속 감소추세를 보였다.
이는 민간건설투자가 계속 침체를 면치못한데다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시설투자도 감소한 때문이다.
특히 기계시설투자는6.1%나 감소했는데 이는 아직도 기업가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한 때문이다.
성장률이 좀 낮아도 투자율이 높으면 장래의 성장저력이 있지만 그렇지못하면 성장세의 지속에 그늘을 던져주는 것이다.
기계설비및 민간건설투자의 감소추세는 앞으로 경기회복이 될때 물자부족은 물론, 생산성향상에도 문제를 던질 우려가 크다.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을복돋울수있는 분위기적 장치가 시급하다.
81년 우리경제는 겉으로보기엔 키도 크고 살도 찐셈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허약체질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것이다.[박병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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