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적회로 발달로 IQ 점차 높아져|손으로 집은 볼트의 무게·크기알아 제자리에 끼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58∼62년사이에 첫선을 보인 산업용 로보트는 20년이 지난 요즘에와서 로보트하면 곧바로 산업용로보트를 머리에 떠올리게끔 성장했다.
바꾸어 말하면 처음 산업계에 채용된 로보트들이 게으름을 피우거나 그들의 능률을 입증하지 못했다면 아직도 로보트의 현주소는 공상과학소설에 국한되고, 자동인형정도의 대접밖에 받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가된다.
그러나 산업용 로보트는 성장과정에서 여러가지 시련을 겪어야했다.
첫번째 시련은 태어난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이민길에 나설수밖에 없었던것. 산업용로보트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일터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노동자들의 우려때문에 성장할 터전을 잃었다.
67년 일본이 구박받던 이들을 산업계에 입양시키고 나서야 로보트는 무럭무럭 자랄수 있었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로보트에 대한 질시가 적었을뿐 아니라 로보트성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반도체라는 경영소가 한참 활발하게 연구되고 생산되는 단계에 있었기때문이다.
최근에 와서는 어린시절 로보트들을 박대하던 미국조차 일본에서 로보트들의 근면과 능률에 감명받아 오히려 초청장을 보낼만큼 사정이 역전되었다.
출생당시의 산업로보트는 꾀는 없이 힘만을 자랑하는 미련한 축에 속했지만 집적회로의 발달에 힘입어 점차 힘보다는 머리를 쓰는 쪽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산업용 로보트는 맡고있는 일의 종류에따라 나눌수도 있지만 대체로 얼마나 고급, 또는 저급일을 할수있느냐에 따라 6종류로 구분하는게 보통이다.
로보트가족중에 가장 IQ가 낮은 부류는「수동조작」로보트다. 이 로보트는 사람이 눈으로 직접확인해가면서 로보트를 조종해주어야한다. 운전할때 교통사정에 따라 일일이 핸들을 돌리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되는것처럼 기술자가 일일이 조작을 하지않으면 혼자서는 꼼짝도 못하는 로보트다. 단순히 전기로 움직이는「기계팔」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보다 IQ가 좀 높다고 볼수있는 것이「고정시퀀스 로보트」.
이 로보트는「기계팔」이 해야할일의 순서와 내용·위치등을 미리 컴퓨터에 기억시켜주면 기계적으로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만 지시내용을 갈아끼우기가 어렵게 되어있다.
따라서 이 로보트는 작업대상이되는 물체가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위치에 와줘야 제대로 일을 할수가있다.
「수동조작 로보트」와「고정시퀀스 로보트」2종은 저급로보트로 불리며, 점점 고급화하는 로보트세계의 추세에 따라 이제는「무능」의 딱지가 붙여져 소멸되어가는 운명에 있다.
중급로보트로 분류되는 기계팔에는「가변시퀀스로보트」와「플레이백 로보트」「수치제어 로보트」가 있으며 이들서부터 지능로보트로 대접받는다.
「가변시퀀스로보트」는「고정시퀀스 로보트」와 하는일은 같지만 작업내용을 바꿔 넣어줄수 있는 로보트다. 자동차공장에서 열심히 용접을 하던 로보트의 두뇌부분인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도장을 하도록 작업내용을 변경시켜 주면 그 다음부터는 금방 페인트를 분무하는 각업을 해내게된다.
「플레이백 로보트」에 이르면 로보트의 IQ도 상당히 높아진다. 이 로보트는 여러가지 작업에대해 사람이 수동으로 조작해주면 작업순서·위치등 한번 한 일은 모두기억을 한다. 그때문에 어떤 작업에 임했을 때는 자신이 기억하고있는 것중에 어느것인가를 혼자서 가려내어 기억당시의 조작을 따라 일을 해낸다.
「수치제어로보트」는 각종작업의 순서·위치·내용등을 찬공테이프화 하거나 디지튤화해서 걸어주면 지시하는 내용에 따라 갖고있는 기능내에서 작업을 하는 로보트로 작업지시를 읽는 능력을 갖고 있다.
고급로보트로 불리는「지능로보트」는 아직은 초보단계에 있지만 가장 전도가 유망한 로보트다. 하는일에 따라 시각·촉각·음성해독등의 능력을 가져 그때그때 감각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혼자서 판단, 작업을 해낸다.
예를들면 조립장에 설치된「지능로브트」는 기계손으로 볼트를 집어 올렸을때 그 무게와 크기등을 해석, 어디에 필요한 볼트인지를 감지하고, 틀림없이 제자리를 찾아 끼우게된다.,
로보트 전문가들은 결국「지능로보트」들이 로보트사회를 대표하는 시대가 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정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