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백억불의 의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올해는 수출입국을 지향하는 우리가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아올린 해다. 19일로써 우리나라의 수출실적이 2백억달러를 돌파했다.
우리나라가 1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한 것이 64년, 정확히 17년만에 수출액이 2백배를 기록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수출은 마치 1백m 단거리 선수가 골을향해 전력질주하는 모습을 방불케 한다. 70년에 10억달러 돌파, 77년에 1백억달러 돌파, 그리고 4년만에 2백억달러를 돌파. 그리곤 5년 뒤 5백억달러 돌파를 목표로 한 순간도 쉬지않고 달리고 있다.
수출 2백억달러를 돌파는 세계경제의 몇가지 신화를 탄생시킬만하다. 서독이 60년 수출 1백억달러를 달성하고 2백억달러에 이른 것은 6년만인 1966년. 세계는 이를 가리켜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렀다. 그러나 서독의 신화를 깬 것이 바로 일본. 67년에 1백억달러를 달성하고 4년만인 71년에 2백억달러를 초과했다.
결국 한국이 4년만에 수출을 2백억달러로 배가한 기록은 일본과 타이기록이지만 세계는 꼭 10년만에 일본기적의 재판을 보게된 것이다.
70년대에 이미 일본은 자유세계 제2위의 GNP대국의 지위를 놓고 서독과의 한판 승부에서 승리를 쟁취한 나라. 거기에 벌써 40년대에 미국과의 열전까지 불사할 만큼 기술의 축적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신흥한국의 도전은 그야말로 눈부신 것이다.
세계의 좌표를 보면 2백억달러의 수출은 산유국포함 29위, 산유국을 제외하면 21위다.
우리나라의 GNP 5백70억달러에 비해 수출 2백억달러는 무려 35%를 넘는 비중, 게다가 60년대에 가공수출이니 조립수출, 출혈수출등의 말도 들어왔으나 외화가득률은 어느덧 68.4%에 이르렀다.
작년, 금년은 물량의 증가보다도 제값받는 수출에 주력한 나머지 수출단가 상승이 실적에 기여한 비율도 2.4%에 이르렀년엔 10개상사가운데 세군데가 1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올해엔 대우 20억달러, 삼성 17억달러등 삼성과 현대가 20억달러 돌파전선에 도전한 것이다. 이들 2개회사의 수출 신장률은 무려 %이상. 올해 한국수출을 주도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뿐만 아니라 자유중국·홍콩·싱가포르등 이른바 「아시아의 사인방」이 모두 올해에 2백억달러를 돌파했다. 우리보다 물가가 안정된 이들 국가들이 내년엔 좀더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
기운을 내자, 한국인들이여. 7년만에 5백억달러에 이른 일본의 기적을 깨는 것은 86년에 달려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