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사회간접부문이 성장의 주역|희망적 관측 많이담은 내년 경제운용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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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내년의 우리나라 경기가 바닥권에서 헤어나게 될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상반기를 지나면 긴 동면에 빠졌던 투자기운이 꿈틀거리면서 소비증가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견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작년의 마니어스 6.2%(실적치) 계곡을 간신히 빠져나온 덕분에 7%를 기록했으나 경제규모는79년수준의 회복에 불과하며 1인당 GNP(75년 불변가격)는 79년보다오히려 2.6%나 줄어든 38만2천원에 머물러 「불황감」이 장기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의 새해 경제운용 계획은 많은 희망적인관측을 담고 있다.
올해의 농업위주 성장이 광고업·사회간접부분의 성장으로 옮겨가면서 소비가 늘어나고 지난2년동안 줄곧 감소수체를 보여온 투자가 증가세로 전환될것이라는 것이다.
지난8월 이후 공장및 상업용 건축허가면적이 증가세를 지속하고 기계류등 자본재 수입이 늘어나 경기가 소생할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내년 성장률을 7%내외로 보는 또다른 근거로 민간부문의 소비지출이 정부부문의 3.3%보다 훨씬 높은 5.6%까지 올라설것이라는 것.
자금난을 겪고있는 민간기업들은 현재의 불황이 그 성격이나 심도로 볼 때 결코 예사로운 것이 아니며 구조적취약성이라는 합병증까지 앓고 있어 설비투자를 늘리기가 힘들다는 의겨니다.
또 수출량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중의하나인 국제경기가 쉽게 호전될전망을 보이지 않고 있고 내년중반이후 금리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년간의 불황으로 소득감소를 겪었던 각계층이 이에대한 보상을 요구한다든가 임금등 원가상승압력과 농산물등 공급불안 요인, 그리고 기업의 가격인상 압력, 재정적자·정책금융등 구조적 여신증가 요인으로 통화관리가 어렵다는등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어 내년도 경제운용이 결코순탄치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농산물의 풍작과 원유등 수입물가의안정에 힘입어 14%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되는올해물가 수준을 내년까지 게속 이끌고가 안정기조를 정착시키겠다는 한층 강화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한 여러 가지방안가운데 산업합리화를추진, 구조적 불황산업을과감히 정비하겠다고 밝힘으로써 현재 검토중인비료·서유화학공업정비 이외에도 경쟁력낮은 업종의 지원중단등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임금인상을 물가수준 보다 훨씬 낮은 10%이내에 억제하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는 정부는 수익이 생길 경우 임금인상보다 빚갚는데 우선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임금억제와 재무구조 개선의 2중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예측하고 있는 것처럼 민간부문의 투자및 소비지출의 증가로 제조·서비스업에서의 45만명의 신규노동자를 흡수, 실업률을 4.4%로 떨어뜨릴수있는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다.<최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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