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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북한 실세 감짝 방문, 순발력·깊이 있게 보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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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호 30면

10월 4일 인천 아시안게임이 끝났다. 비가 새고, 성화가 꺼지고, 한류 콘서트 같은 개막식 등 말이 많았다. 하지만 남북 축구 결승전 종료 1분 전의 극적인 승부와 폐막식 국립무용단의 품위 있는 춤 공연은 인상적이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했던가. 그래서 내심 일요일 아침 아시안게임 총정리 기사를 기대했다. 그러나 10월 5일자 중앙SUNDAY 1면은 아시안 게임을 깜짝 방문한 북한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용해 비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사진과 관련 기사였다.

1면부터 3, 4, 5면으로 이어지는 북한 실세 3인방의 방문과 뒷얘기, 숨가빴던 하루 등이 시간대별로 잘 정리돼 한눈에 들어왔다. 최진욱 통일연구원장과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등의 전문가 대담도 적절했다. 결과적으로 일요일자 신문으로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잘 활용했고, 독자의 입장에선 급작스러운 사건에 대처하는 중앙SUNDAY의 순발력과 깊이, 내공을 가늠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럼에도 우리의 잔치이자 같은 날 폐막한 인천 아시안게임 기사는 너무 적었다. 중간 와이드샷도 화려했던 폐막식 공연이 아니라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불꽃축제였다. 아시안 게임 관련이라고는 14면 ‘국제대회 뒤 대부분 승자의 저주… 인천은 예외 될까’라는 제목의 경제 기사였다. ‘재정적자가 결국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31면 ‘아시안게임 유감’이라는 제목의 칼럼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동안 일어났던 사건·사고, 문제점을 열거하는 내용이었다. 대한민국 선수단을 비롯해 뛰어난 기량의 아시아 스포츠 선수가 한자리에 모였으니 재미있고 감동적인 뒷이야기도 많았을 텐데, 중앙SUNDAY는 지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지나치게 엘리트 지향적이지 않았나 아쉬웠다.

12면 ‘자기 강점 모르는 응시자는 취업면접 때 탈락 1순위’라는 제목의 기사는 대학 4학년 진학지도를 맡고 있는 필자로선 크게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취업 3년 전』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취업, 3년 전부터 미리 준비하라’는 걸 강조했다. 1학년 때는 노력과 실패를 경험하고, 2학년은 복수전공·교환학생 등 학교 커리큘럼을 따라가지만 3학년 때부터 인턴 등 취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취업에 성공하는 학생들은 무엇보다 절박함과 욕심이 있었고, 그들의 자기소개서나 면접 때 뭔가를 만들어낼 것 같은 자존감을 찾아보았다는 이야기는 수긍이 갔다.

24면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의 소개 기사도 흥미로웠다. ‘그는 잰 체하며 매사를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에고(ego) 그 자체이자 지칠 줄 모르는 수완가’라는 표현은 마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켰다. 앞으로 우버가 운송뿐 아니라 금융·에너지·교육·농업 등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놀라웠다.



조유현 서울대 신문학과를 나와 성균관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광고대행사와 출판사·잡지사 편집자를 거쳐 현재 세명대 미디어창작학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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